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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력 - 이론으로 현상을 발견하다[몽글이의 과학다반사]
몽글이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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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6  12: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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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gravity)은 가장 익숙한 힘이지만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부분 중력이 만드는 현상을 이야기하게 된다. 몸무게, 추락하는 물건, 인공위성 등 많은 현상과 관계 있지만 다른 힘에 비하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약한 힘이다. 오래전에는 무게를 고유한 성질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구에서 무게와 화성에서 무게가 다른 것처럼 무게란 중력에 의해 발생한 정도를 말한다. 질량과 무게를 구별하며 개념을 인식하듯 중력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통해 과학이 현상을 설명하고 이론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스 시대에는 중력을 쉽게 해석했다. 무거운 물체는 더 빨리 떨어진다 생각했다. 가벼운 깃털과 무거운 돌을 동시에 낙하시키는 수고는 했을 것이다. 이후 뉴턴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이를 만유인력의 법칙이라 했다. 뉴턴 이전에도 비슷한 생각들은 있었다. 그러나 뉴턴의 위대함은 단순히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만유인력은 두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정량적 (수학적) 원리로 설명한 것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중력과 관련된 많은 현상을 설명해 주었다. 참고로 3톤 질량 두 물체가 3미터 떨어진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크기는 모래 한 알 정도 무게다.

중력에 의해서 다양한 현상을 관찰하지만 대부분 중력은 우주의 거대한 천체를 설명하기 유용한 힘이다. 뉴턴도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은 찾아냈지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대답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근본 원인을 모르는 상황에서 과학은 보이는 현상을 설명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현상이 발견되면 기존의 현상을 포함한 새로운 이론을 만드는 것이 과학의 일반 과정이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은 중력을 설명하는 이론을 생각했다. 유명한 일반 상대성이론이다. 그러나 일반 상대성이론은 기존의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을 발견해서 발전시킨 이론이라기보다는 중력을 이해하는 새로운 이론을 먼저 생각하고,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을 거의 한 세기 동안 찾아내 증명해 왔다.

   
▲ 거대 질량인 블랙홀 두 개가 충돌해 중력파가 만들어진 모습이 관찰됐다. (이미지 출처 = ligo.caltech.edu)

만유인력은 질량을 가진 두 물체 사이에 존재하는 힘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중력을 표현하는 그림은 두 물체 사이에 끈이 이어진 듯 설명했다. 충분히 인력이 강하다면 중력에 의해 두 물체는 운동을 하게 될 것이다. 지구가 끌어당기는 낙하운동이나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궤도 운동을 생각하면 된다. 물체 중심의 운동이고 인력이 발생하는 이유는 물체가 질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그러나 일반 상대성 이론은 다른 방법으로 중력을 설명한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탄력 있는 천 위에 볼링공 하나를 놓아 보자. 볼링공을 중심으로 움푹 들어간 천은 곡면을 만든다. 여기에 탁구공 하나를 천 위에 적당히 놓으면 볼링공으로 변형된 곡면을 따라서 떨어지게 된다. 중력을 이처럼 설명할 수 있다. 질량을 가진 물체가 공간에 놓이게 되면 볼링공처럼 공간을 변형시키고 변형된 공간 주변에 놓인 다른 질량은 그 변형된 공간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이해하기 쉽게 공간만 설명했지만 일반 상대성이론은 질량은 시공간을 변형시키고 변형된 곡면을 따라 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빛조차도 변형된 시공간을 따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빛도 강한 중력 주변을 지나면 휘어진다고 설명한다. 중력이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의 인력이라면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중력렌즈 효과라 한다. 천문학적 관찰에 의해 현상을 찾아냈고 일반 상대성 이론의 증거가 되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설명되는 중력은 발견하기 힘든 현상들도 존재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론이 맞다고 믿고 현상을 찾아내려고 했다. 최근의 중력파의 발견은 그 노력의 결과다. 만약 거대 질량이 충돌이 일어나면서 중력에 의해 거대한 공간의 변형이 일어나면 마치 호수의 물결처럼 공간은 출렁이게 되고 이때 생기는 중력파는 약하지만 멀리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발견한 것이다.

   
▲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탄력 있는 천 위에 볼링공 하나를 놓으면 탁구공은 변형된 곡면을 따라 떨어지게 된다. (이미지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과학은 필연적으로 현상을 통해 이론을 만들고 이론이 맞는지 다른 현상을 설명하고, 설명할 수 없다면 새로운 이론을 만든다. 그러나 중력은 이론을 통해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현상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여 준다. 중력파는 확률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에서 발견된 현상이다. 19세기 후반 맥스웰의 전자기파 이론을 헤르츠가 실험으로 증명했을 때 제자가 유용성에 대해서 묻자 헤르츠는 별로 쓸데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미래에는 중력파를 사용해서 지진을 바로 진원지를 알아내고 전자기파로 통신이 안 되는 지구 반대편을 직접 통신할 수 있을지 모른다.

과학은 설명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믿음의 영역이기도 하다. 믿는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 발견하기 어려운 현상들을 찾는 과정이 현대 과학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예전과 다르게 수많은 자본, 인력,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증명의 과정을 통해 기술은 발전하고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과학은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된다. 신앙의 과정도 비슷하다. 우선 믿음을 가지고 증명할 수 있는 합리적 의심과 구체적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증명으로 풀린 의심은 더 강한 믿음이 되고 증명을 향한 구체적 방법들은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이 된다. 예수님은 의심 많은 토마스에게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라고 말씀하셨지만 토마스가 믿음이 없었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25)

토마스는 예수님의 부활이란 이론을 믿었고 다만 이론을 증명할 구체적 방법과 증명할 때 예상할 수 있는 현상을 고민하고 있었다. 만약 과학자들이 일반 상대성이론이 설명한 중력을 믿지 않았다면 중력파의 존재도 믿지 않았을 것이고 중력파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앙도 과학과 비슷해 경험할 수 없는 부분까지 섬세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과학이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라 부른다면 신앙은 인간에 대한 연민이 아닐까.

 
 
몽글이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컴퓨터를 통해 통찰하고 싶은
과학을 사랑하는

곰 닮은 과학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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