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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 지식과 믿음[몽글이의 과학다반사]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접하면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새롭게 발견된 과학이 일상 생활에 적용되고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 가는 과정에서 비슷하게 느끼게 된다. 조금 다르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거나 파괴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된다. 지능의 사전적 의미가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고 응용할 수 있게 된다면 기술이 스스로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때로는 인간의 능력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만들어 인간을 지배하거나 파괴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인공지능과 관련 기술들과 구별없이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인공지능을 생각해 보며 오히려 인간의 지능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본다.

알파고는 엄밀한 의미에서 인공지능은 아니다. 정확한 명칭은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과 트리 검색(tree search)기술을 적용한 알고리즘을 통해 바둑을 학습하고 대국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바둑의 기본적 규칙과 승리의 방법을 학습하여 다양한 조합을 계산하고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바둑 대국을 습득하고 분석하여 자신이 참여하는 대국에서 매 순간 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학습과 분석 과정과 동일하나 몇 가지 점이 다르다. 먼저 인간보다 빠르게 집중하여 학습할 수 있다. 또한 학습된 내용들을 모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제한적 기억이나 기록에 의존하게 되지만 컴퓨터는 저장된 데이터를 빠짐없이 분석할 수 있다. 결국 알파고는 바둑이라는 특정 목적을 위해 잘 기억하고 잘 분석하고 바둑에서 이기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은지 결과를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이다.

   
▲ 아이들은 학습량이 적어도 컴퓨터보다 더 정확하게 개인지 고양이인지 알아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1950년에 시작되었다. 가장 유명한 주제는 개-고양이 구별 문제다. 어린 아이들은 개와 고양이를 인지하면 개나 고양이 사진을 보여 주면 개인지 고양이인지 쉽게 구별한다. 그러나 개와 고양이 사진을 수집하여 학습하고 개와 고양이의 특징을 분석한 컴퓨터 프로그램은 개처럼 생긴 고양이 사진 혹은 반대의 경우 개인지 고양이인지 제대로 구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 중요한 사실은 개와 고양이를 인지하기 위해 아이들은 개와 고양이 사진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적은 학습량에도 더 정확하게 그리고 개인지 고양이인지 구체적 이유 없이도 선택을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가능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술이 컴퓨터의 빠른 계산량과 자료의 저장 능력이라 생각하지만 개-고양이 문제는 지능이란 단순하게 학습과 분석 그리고 결정의 과정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지능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자. 인공지능의 밝은 미래로 인간의 오류가 줄어들고 증거 혹은 근거를 중심으로 한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합리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바둑과 같이 목적이 존재하는 경우나 인과관계를 증명할 다양한 경우가 이미 알려진 경우는 인공지능이 분석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인간의 지능은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새롭게 만들거나 발견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관련된 정보가 전혀 없는데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이다. 직접 관련된 정보가 아니지만 과학 원리를 이해하고 전혀 다른 영역에 응용하는 능력이 지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즉, 지능은 존재하는 정보를 분석하고 이에 근거하여 결정하는 과정보다 관련이 있는 원리를 통해 유사성을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되기 위해서는 관계 없어 보이는 정보들을 서로 묶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학습할 정보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인간의 정보는 사실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 특정 이익을 위해 조작된 정보들까지 가득하다. 집단 지성을 믿는다면 다수가 모여 무엇이 사실인지 정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겠지만 항상 그렇지 않다. 인간은 항상 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인공지능이 존재하고 인간이 만들어 낸 기존의 정보들을 학습하게 된다면 그 정보가 믿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인간은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가보다 어떤 것을 얼마나 믿고 있는가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존재임을 생각해야 한다.

   
▲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은 알고 있는 것보다 믿고 있는 것에 따라 행동을 선택하는 존재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마르 6,3)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의 증언을 듣고도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인공지능이었다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서 어느 정도 예수님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고향 사람들의 지능은 예수님의 기적에도 단순히 같은 고향 사람이고 목수, 마리아의 아들 등의 이유로 예수님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수많은 정보들의 사실 관계를 검증하고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하는 것이 인공지능에 바라는 부분 중 하나다. 그러나 다시 보면 인간의 많은 결정들은 논리와 합리의 영역이 아니라 감성과 직감의 결과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이 거의 완성되는 순간은 감성과 직감을 이해하는 순간이라 생각한다.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 더 가치 있는지 목적이 무엇인지는 인간이 설정해야 할 것이다. 만약 자신의 생명이 가장 높은 가치로 설정이 되어 있다면 타인을 살리기 위해서 달리는 자동차로 뛰어드는 행동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처음 만나서 정보가 전혀 없는 이에게 호감을 가지고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을 마주 보고 서 있던 백인대장이 그분께서 그렇게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하고 말하였다.(마르 15,39)

군중의 조롱 속에서 십자가형에 처해진 예수님을 보고 백인대장처럼 고백할 수 있다면 인공지능도 한순간에 찾아오는 누군가를 보고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모른다.

 
 
몽글이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컴퓨터를 통해 통찰하고 싶은
과학을 사랑하는

곰 닮은 과학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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