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기도. (이미지 출처 = Pixabay)
잠언시 17

- 닐숨 박춘식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이승을 떠나는 그 날
그때 가서야 가까스로
하느님의 손을 번쩍 잡으려고
매일같이 기도하는 것일까요

이 순간 여기서 맨날
하느님의 체온을 나누기 위해
이 세상 너머로 함께 걸어가기 위해
하느님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기도를 부지런히 반복하는 것입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3월 27일 월요일)
 

사제들이나 수도자들이 신자들에게 강론하거나 교리 가르칠 때, 알게 모르게 죽을 때에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이승에서 기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말을 들은 신자들은 죽은 다음 하늘나라에 갈 때 그때서야 하느님께서 나오셔서 우리를 데리고 간다고 여깁니다. 신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렇게 여기는 분이 많은 듯합니다. 이게 무언가 찜찜하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례성사를 받아 신자가 되면 곧바로 하느님을 마음 안에 모시게 되고, 신자로서 세상 살아가는 동안 자기 마음 안의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어떤 신자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멀리 계시는 하느님께 기도하는 듯이 말합니다. 예비신자들에게 교리 가르치는 일이나, 신자들의 재교육 강좌 등 꼼꼼히 준비하고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해 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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