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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영성
키를 낮추는 사순시기[기도하는 시 - 박춘식]
박춘식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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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09: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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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기둥에 붉은 천을 길게 드리운다면.... (이미지 출처 = Pixabay)

키를 낮추는 사순시기

- 닐숨 박춘식


일순에
키를 높이며 세상을 배우고 익힌다면
이순에
삶의 길을 스스로 찾아 깨닫는다
삼순에
보이지 않는 신비를 만져보다가
사순에
키를 낮추며
하늘과 땅을 잇는 십자가를 부둥켜안는다

사순시기는 일 년 내내
사순시기는 한평생 내내
하느님에게 다가가는 길이라면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3월 20일 월요일)

전에는 사순시기 때 성당의 큰 십자가도 자색 보로 가렸습니다. 그러니까 시각적으로 더욱 긴장되고 열성을 키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즘에는 그 전처럼 자색 보를 가리지 않습니다. 시각적인 변화가 안 보이니까 나이 많은 신자들은 서운하게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마르틴 루터의 가장 큰 실수는, 종교개혁 이후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모든 성화 성상을 파괴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종교적인 예술을 전면 부인한 사실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명동성당의 주임사제가 해마다 9월에 성당 안팎 모든 기둥에 붉은 천을 길게 드리운다면, 그러니까 글씨나 그림이 전혀 없는 아주 순수한 붉은 빛깔의 천을 선택하고 설치하는 일을 신자 미술가들에게 맡긴다면, 성당에 오는 분들에게 시각적인 신심 효과를 많이 주리라 여깁니다. 전례는 기도문도 중요하지만 시각 청각 등 오관의 느낌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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