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촛불 집회 (이미지 출처 = Pixabay)

재 창조를 말한다

- 닐숨 박춘식


나라의 곳간을 즐기는 회충들이
돈줄 잡으려고 꼬리끼리 물고 뜯는다
- 창조주께서 보시니 좋지 않았다

독존(獨存) 또 독존(獨尊), 청개구리, 창조
출렁 가슴과 엉덩이, 새마을, 황금수저, 특권의식
- 창조주께서 보시니 좋지 않았다

바다를 꺽꺽 삼키는 아이들 옆에서
백금다리미로 주름살을 펴는 가시나들
우남의 4인조 3인조로 70년 이어온 투표함
모든 사람을 일렬종대로 눕히는 총 칼
저녁 술상 안주 위에 아침이 밝았는데
- 창조주께서 보시니 참 좋지 않았다

70만 개의 촛불이 700만 촛불을 낳을 때
-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그예 1,000만 개 촛불이 불기둥으로 솟으면서
엑소두스(Exodus)를 합장 합창할 때
-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3월 13일 월요일)
 

국회의원을 國蛔議員이라고 적어 대학생들의 큰 박수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모두 공감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이,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는 정치까가 더러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공무원이 국민을 개 돼지로 본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이게 나라냐?”를 만들어 죽 쑤는 정치까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바로 이런 나라이다’라는 느낌을 보여 준 국민들에게, 외국 언론들도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까들이 또 죽어라 하고 서로 싸우겠지요. 국민을 위해 싸우지 않고, 정치까들끼리 서로 물어뜯으며 권력과 돈을 더 가지겠다고 피똥 찍찍 싸면서 싸우겠지요. 한참 구경하다가 더러운 정치까부터 하나하나 노인요양원의 봉사자로 보내면 어떨는지요. 정치적으로는 한참 아래 후진국인 이 나라가, 작년보다 10센티미터 앞으로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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