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시국미사, 세월호참사 미사 참여

올 들어 서품을 받은 새사제들의 행보가 남다르다.

부산교구 새사제 6명은 지난 1월 9일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진행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에 전원이 참석해 공동 집전하고, 1월 23일에는 수정 성당에서 매주 봉헌하는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미사에 참여했다.

또 1월 23일 매주 월요일 열리는 광화문 광장 시국미사에는 대전교구 새사제 6명 전원과 인천교구 새사제 3명이 주례와 강론을 맡았다.

▲ 부산교구 새사제 6명은 서품 뒤, 1월 9일 열린 정평위 주관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사진 제공 = 이상래)

“정의는 죽지 않는다”

“저에게 누군가 '정치적인 활동에 참여할 때에는 지혜롭게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혜롭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혜서의 말씀을 통하면 그것은 사회에 책임을 지니는 모든 이들, 모든 사람들이 정의를 사랑하는 것이며, 인간적 처세술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맞게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이 성령 안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지혜롭다는 말로 포장해 교회의 사회교리적 활동을 피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지혜로운 행동이 아닙니다.”(박재우 신부)

강론을 맡은 대전교구 박재우 신부는 대학원 1학년 때 세월호참사를 겪었고 시간이 흘러 신부가 되었지만 세월호참사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면서도, “악령은 분열을 원하지만, 진짜 현실은 주님의 빛을 향해, 올바른 정의와 평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민심이며, 여기에 분명 성령이 움직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특히 교회 안에도 성령의 활동을 깎아내리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사회문제를 이야기하고 사회교리적 활동을 하는 데 “지혜롭게 하라”고 요구하는 예를 들었다. 

그는 사제서품을 받고 난 뒤 고시 패스를 하듯 꽃길만 걸을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있지만, 특히 사회교리적 부분에서 자신들을 비난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우리 새사제들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갈 것이며, 성령과 함께한다면 모든 사람을 안을 수 있는 용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참된 진리와 정의를 만들어 가는 그 길을 포기하지 말고 함께 가자고 말했다.

▲ 대전교구와 인천교구 새사제들이 23일 광화문 광장 시국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에 참석한 인천교구 새사제 이민재 신부는 신학생 때도 인천지역 촛불집회와 콜트콜텍 미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면서, “사제가 되어서 광장에 와 보니, 정의와 진리가 무엇인지, 사제로서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 묵상하게 됐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또 동행한 이인섭 신부도, “사제는 영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인 만큼, 이 사회에서 어떤 영적 메시지를 드러내야 할지, 예언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 수정 성당에서 봉헌된 세월호참사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미사를 집전한 부산교구 새사제 김문경 신부는, 강론을 통해 “새사제인 우리가 이 미사에 함께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는 열정이 누구와 함께 있는지 확인하고, 작은 위로와 힘을 더하기 위함”이라면서, “늘 기억하는 이들, 여전히 새롭게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더해주는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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