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박근혜 인형.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TV 동영상 갈무리)

머지않아

- 닐숨 박춘식


남자들이 가슴을 E컵 혹 G컵으로 키워
젖통 흔들며 노래를 하거나
할마시들과 야자타임을 즐기는 때가 온다면 -
‘너 7시간 동안 뭐 했니’라는 인형극이
인기상승으로 국제적인 큰 수입이 된다면 -
서울서 오전에 교회 발전 회의를 마치고
점심 먹으려 호놀룰루에 간다면 -

머지않아
이러한 일이 세월 따라 나타날 그때

그때서야 간절하게 하느님을 찾는다면 -
그때가서 조상들에게 부끄럽게 여긴다면 -
그때부터 아린 가슴을 쥐어뜯는다면 -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7년 12월 26일 월요일)

누구나 새해에는 작년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이 되기를 빌고 빕니다. 우리처럼 더러운 후진국일수록 어머니들의 기도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는 이래도 좋으니 자식들은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에 살게 하소서, 두 손 모으고 모읍니다. 우뚝 높이 세워 호화롭게 사는 서너 집 옆에는 가난한 집과 양철집들이 백릿길로 가득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이러한 나라에도 하느님께서 똑같이 햇볕을 보내 주시고 별들의 노래 그리고 바람과 냇물 또 새들과 나무들을 키워 주십니다. 미래에는 국제적으로 더 각박해지고, 돈을 하느님 이상으로 죽도록 모시고, 1퍼센트에게 빼앗긴 경제와 시간과 즐거움에 반항하면서, 99퍼센트는 제 하고 싶은 대로 살려고 하는 개인적인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리라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거의 모든 정치까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후진국에서 희망없이 사는 저희를 일깨워 주소서.
이래서는 안 된다, 하고 깊이 뉘우치면서 정의 공정 사랑을 위해
자신을 썩히는 사람이 많아지도록 이끌어 주소서.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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