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 담화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11월 30일 인권주일, 사회교리 주간 담화문을 내고, 사회교리를 지킬 의무를 강조했다. 

정평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담화문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 테러방지법, 백남기 씨(임마누엘)의 죽음, 노동자와 실업자 소외, 한일 위안부 협상, 세월호 참사 등 우리나라의 인권 침해 실태에 탄식과 반성을 금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 주교는 “사회교리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하는 교회의 예언자직 수행을 방해하고 이를 정치적 발언으로 왜곡해 반대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고 걱정하며, 신자들이 사회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교리 문헌이 교회 전역에서 읽히고 토론되며 실천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교회가 사회문제 관련 성명서를 내거나 강론에서 사제가 정치적 사안을 이야기하는 것 등에 반대하는 신자들에게 답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유정 신부(주교회의 정평위 총무)는 “강론은 사제 개인의 묵상나눔이 아니라 세상을 복음의 빛으로 해석한 것이며, 예수님의 말씀도 하느님나라 관점에서 세상에 대한 해석”이라고 했다. 그는 12월 1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이 세상을 복음의 관점으로 해석하려면 당연히 세상과 사회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한국에 왔을 때 오늘날 세상에 대해 그리스도인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 의정부교구 정평위와 문화미디어국에서 만든 사회교리주간 동영상의 한 장면. 강론 때 정치이야기 안 하면 안 되냐는 신자의 질문에 신부가 답을 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주교회의 미디어부 유투브 동영상 갈무리)

2011년 제1회 사회교리 주간 담화에서도 정평위는 교회의 사회적 발언과 참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정평위원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는 교황 바오로 6세를 인용해 “복음화되어야 할 인간은 추상적 존재가 아니고 사회적 경제적 문제와 관련된 존재”라고 강조했다. 또 교회는 사회의 불의와 폭력을 고발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의정부교구 정평위와 문화미디어국이 주교회의의 의뢰를 받아 만든 사회교리 홍보 동영상이 화제다. 동영상에는 미사가 끝난 뒤 한 신자가 “강론시간에 정치이야기 안 하시면 안 되나요?"라고 묻고 신부가 답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천주교는 인권이 유린되는 현실에 대한 우리 사회와 신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982년부터 대림 제2주일을 인권주일로 지내고 있다. 올해는 12월 4일이다. 사회교리 주간은 주교회의 2011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대림 제2주간에 지내는 것으로 제정돼 이번으로 여섯 번째이며, 12월 4일부터 1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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