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노조 탄압, 갑을 그룹 소속

얼마 전 갑을오토텍 사측의 노조 파괴 전략 시나리오 문건이 공개됐다. 현재 갑을오토텍 현장은 사측이 고용한 용역과 노조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계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회와 정치권이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김용태 신부도 갑을오토텍 사태에 대해 “정치권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전형적 노조 탄압인데,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것에 심각성을 느낀다”고 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노동계의) 상황은 열악해졌는데, (노조 탄압의) 방식은 악랄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총선의 결과가 반영돼야 하는데,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제1야당이 실질적 협상이나 해결의 실마리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전국 500여 단체가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을오토텍 현장에 용역과 경찰을 투입해 물리력를 행사하는 것에 반대하며, 노동부에 사측의 단체교섭 거부, 노조파괴와 직장폐쇄의 불법성에 관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국회와 정치권에도 적극적 조치를 취하라고 당부했다.

▲ 8월 4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가 '갑을오토텍 노조파괴 전략 문건 'Q-P 전략 시나리오' 를 공개했다. (사진 출처 = 이정미 의원 페이스북)

충남 아산에 있는 갑을오토텍은 자동차 부품회사로 갑을상사그룹의 계열사 20여 개 중 하나다. 8월 4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금소노조 갑을오토텍지회가 공개한 ‘Q-P 전략 시나리오’ 문건에는 제2노조(기업노조)를 만들기 위해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노조의 파업을 유도한 뒤 직장폐쇄, 노조 파괴로 이어지는 계획이 담겨 있다.

시나리오대로 사측은 2014년 말 전직 경찰, 특전사 출신을 포함해 신입사원 60명을 채용했다. 다음 해인 2015년 3월 이들은 기업노조를 만들었고, 6월에는 기존 노조의 쟁의행위를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뇌출혈, 안구뼈 함몰 등 부상을 당했다. 그 뒤 신입사원 채용을 취소한다는 회사측의 조건을 받아들여 노조는 파업을 중단했으나, 올해 7월 노사 갈등은 다시 불거졌다.

기업노조원으로 활동했던 신입사원들이 부당해고로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한 것이 받아들여져 복직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갑을상사그룹의 다른 자회사로 전출됐다. 또한 사측이 파업기간 동안 다른 노동자들이 업무를 대신해 주는 대체근로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법은 파업 중 해당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하거나 하청을 주는 것을 금지한다. 노조 측은 회사가 이를 어겨 불법 대체생산과 대체인력을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갑을오토텍 노조는 단체협약 이행을 촉구하며 파업 중이며, 7월 26일 사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8월 1일 용역이 투입되고 현재 대치 상태다.

그 와중에 7월 15일 박효상 전 갑을오토텍 대표(갑을상사그룹 부회장)가 노조를 파괴하려 했다는 이유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재판부는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물리력 행사가 가능한 경찰, 특전사 출신 30여 명이 포함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 노동자 단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항소했다.

한편, 8월 8일 김상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갑을오토텍 현장을 찾았으며, 9일에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경영진에 용역 철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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