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16번째 가톨릭 포럼

수저론으로 대두되는 청년 문제를 주제로 열린 한 포럼에서 청년 문제는 청년이라는 세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 때문이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미래사회를 새로 디자인하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금수저, 흙수저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주관한 가톨릭 포럼이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조성주 소장은 정치와 시민사회운동에서 청년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했는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했다. 조 소장은 지난 4.13총선 때 정의당 비례후보였으며, 정치에 뛰어들기 전에는 비정규직, 알바, 실업 청년들의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조직했다.

그는 청년들이 금수저, 흙수저라는 수저론의 해결로 다 같이 망하거나 탈조선 등 사회를 향한 비수가 되는 날카로운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이는 청년들이 한국에서 미래가 없다고, 사회가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수저론 탈조선 등의 담론은 청년들이 자신의 문제를 이 사회 구조 자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했다.

그는 청년 문제는 청년이라는 시기를 잠시 버티면 지나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주거, 노후 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노인 빈곤이나 자살, 여성 문제들도 현재 심각하다. 조 소장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사회의 각 집단이 민주주의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치와 시민사회운동 영역에서 미래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본질적 문제를 대안으로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지난 4.13총선 때 정당들은 청년 후보를 내는 등 청년들의 수저론 담론을 의식해 청년들의 표를 구했지만, 청년 배당 정책이나 흙수저 후보를 내는 것은 청년 문제를 피상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청년 문제를 나만 잘 살자는 개인주의적 자본주의에서 원인을 찾고, 그 불평등에 대한 해결로 정부가 소득재분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출과 투자 주도의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사회변화를 설명하고, 대기업 소득이 아니라 가계 소득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바뀌며, 소득 재분배를 통해 가계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동산 투기로 큰돈을 번 부모 세대 때문에 지금의 세대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부동산세, 법인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15일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금수저, 흙수저론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가톨릭포럼을 열었다. ⓒ배선영 기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의 이태철 신부는 우리 사회와 교회가 자비로워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며, 교회는 하느님 말씀 선포와 전례, 봉사로 자기 실현 행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에 나선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청년 문제가 심각한 현실에서 교회의 역할로 주일학교를 활성화하고, 교회가 가진 부동산을 복음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주일학교에 예산을 집중해 교사를 늘리고, 제도교육과 달리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교육을 위해 노력을 해 주길 바랐다.

또한 명동성당이나 장충동에 있는 분도 빌딩 등을 예로 들며 임대사업이나 자기들만의 공간에 머물지 말고 청년에 공간을 열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부동산 중심의 사회에서 교회가 부동산을 복음적으로 쓰는 것을 보여 주면 정부와 사회에도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주간도 청년 문제는 한국 문제의 다른 이름이며, 불평등 사회의 약한 고리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청중 중 몇 안 되는 한 청년은 "발표를 듣고 청년을 사회적 약자라고, 청년 문제를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말해 주는 것에 고맙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자신이 할 일은 정치의식을 높이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은 흙수저뿐 아니라 부모의 기대에 못 미쳐 비관하고 목숨을 끊는 금수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또, 이런 포럼에 젊은 층도 많이 올 수 있도록 홍보를 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50대 신자인 다른 청중은 교회가 영적으로 청년을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주의적이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틀을 깨고 공동체성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언론인협의회(CJCK)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와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 산하의 언론인협의체다.

가톨릭포럼은 2001년에 시작해 올해 16회째 이어졌으며, 그동안 세월호참사, 통일과 가톨릭의 역할, 공영언론 독립, 가난, 자살 등의 의제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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