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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고 넓고 깊은 민주주의를!3.1민주구국선언 40년 맞아

3월 1일 명동성당에서 3.1민주구국선언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려 현 시국을 돌아보고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을 다짐했다.

1975년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된 다음해인 1976년 3.1절에 명동성당에서 열린 기념미사에서는 당시 유신체제를 전면으로 반대하는 3.1민주구국선언문이 발표됐다. 긴급조치 9호는 유신헌법에 대한 어떠한 비판이나 개정 주장만으로도 영장 없이 체포, 처벌되며, 이를 보도만 해도 정간, 폐간된다는 희대의 악법이었다.

따라서 유신독재를 통렬히 비판한 3.1민주구국선언은 이 긴급조치에 대한 공개 전면 거부였다.

당시 유신독재에 맞서 선언에 함께 했던 이들 중 함세웅 신부(서울대교구), 고 문익환 목사의 동생 문동환 목사와 이해동 목사 등이 어제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목회자 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와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사제단)이 함께 주최했으며, 미사 뒤에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에 앞서 문동환 목사(95)가 마이크를 잡았다. 문 목사는 “민주주의는 국민의 목소리로 이룩된다”며 “우리가 계속할 일은 투쟁”이라고 말했다.

   
▲ 1975년 5월 발표된 긴급조치 9호. 유신헌법에 대한 어떠한 비판이나 개정 주장만으로도 처벌되며, 이를 보도만 해도 정간, 폐간된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kankani3/30163566930)

이어 정치학자 박명림 교수(연세대)가 3.1민주구국선언의 의미에 대해 강연했다. 박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두 가지 재앙이 국가보안법과 (박정희 유신정권의) 긴급조치라며, 민주구국선언은 긴급조치와 팽팽하게 대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테러방지법도, 국가보안법, 긴급조치와 함께 국가권력의 무제한 팽창과 인권에 대한 제약을 본질로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당시 이 선언으로 제도정치와 재야의 연대가 긴밀하게 이뤄졌으며, 전 세계 교포들의 관심 등 국제적 연대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신교와 천주교가 사회 전체에 대해 눈을 뜨고 시대의 아픔에 먼저 반응하고 먼저 고난의 길을 갔다며, 오늘날도 어떻게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선언문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연 전에는 미사가 열렸다. 60여 명의 사제가 공동으로 집전했으며, 천주교뿐 아니라 개신교 신자와 목회자 등으로 명동성당이 가득 메워졌다.

미사 끝에 목정평과 사제단의 이름으로 성명서가 발표됐다. 이들은 “4월 13일 총선의 승리를 위한 야권의 분발과 단결을 호소한다”며 “언제나 세상을 구하는 길은 참여뿐”이라고 강조했다.

   
▲ 3.1민주구국선언 40년을 기념하며 미사가 열렸다. 선언문이 발표된 뒤 구속되었던 함세웅 신부(맨 오른쪽)도 미사를 집전했다. ⓒ배선영 기자

3.1민주구국선언의 주요 내용은 이 나라는 민주주의 기반 위에 서야 하며, “부의 재분배를 철저하고 과감하게 실천하여 국민의 구매력을 키우라”라며 경제관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한 민족통일은 최대의 과업이라고 명시했다.

이로 인해 선언문을 쓴 문익환 목사를 비롯해, 김대중 전 대통령, 문동환 목사, 이해동 목사, 함세웅 신부, 문정현 신부, 신현봉 신부 등이 구속됐다. 김택암 신부, 안충석 신부, 양홍 신부 등이 중앙정보부에서 고초를 겪었다. 윤보선 전 대통령, 함석헌 등은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34살이었던 함세웅 신부는 상고 이유서에서 "우리는 중립을 지키려 해서는 안 된다", "교회가 가진 모든 홍보의 조직과 수단을 동원해 민중에게 그들의 인권에 대해, 그들을 짓밟고 있는 억압의 구조에 대해 그리고 그 억압에 맞서 싸우는 투쟁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날 미사를 마무리하며 참석자들에게 “신학교에서 하늘나라에 가면, 성인보다 더 훌륭한 익명의 잊혀진 분들이 있다고 배웠다”며 조국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이름 없는 민중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사 전에 명동성당 앞에서는 대한민국수호 천주교모임이 사제단과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등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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