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 방종운 지회장 단식 39일째

11월 12일 예순을 바라보는 방종운 지회장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을 한지 39일째, 그와 함께하는 미사가 열렸다.

원래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를 위한 미사는 매달 둘째 주 부평에 있는 콜트 공장 근처에서 열린다. 이번 미사는 단식투쟁 중인 방종운 지회장과 함께하기 위해 여의도에 있는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봉헌됐다.

▲ 미사 끝 무렵에 발언하는 방종운 지회장. ⓒ배선영 기자
지난 9월 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콜트악기, 콜텍 이런 회사들은 모두 이익을 많이 내던 회사인데 강경노조때문에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고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 이에 방종운 지회장이 김무성 대표에서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이날 미사는 인천교구와 서울교구를 비롯해 예수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등의 사제 13명이 공동으로 집전했다. 평신도, 수도자 100여 명이 단식투쟁 천막 앞 바닥에 앉아 방종운 지회장을 응원했다.

강론에서 서영섭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는 잘나가던 기업이 강성노조때문에 망했다며 콜트콜텍을 사례로 든 김무성 대표의 말은 사실이 아니며 “콜트악기는 더 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이전하는 등 이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 신부는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면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고 인간의 도리지만 39일간 굶는데도 전혀 내다보지 않는다고 김무성 대표를 비판했다.

또한 그는 콜트콜텍 노동자의 피땀이 담긴 기타처럼 모두가 노동자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것을 누리며 살아간다며 노동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정작 노동자의 삶에는 관심이 없고, 노동자가 되는 것을 마치 인생의 패배자라도 되는 것처럼 꺼리는 노동의 현실에 대해서도 말했다.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어 십여 년을 거리에서 보내고, 회갑을 앞둔 백발의 늙은 해고노동자가 39일째 차가운 바닥에서 곡기를 끊고 있는 것이 노동자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서 신부는 “하느님나라는 막연한 곳이 아니라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이 온전하게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이고, 방종운 지회장이 있는 곳에 하느님나라가 가장 필요하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미사 끝 무렵에 방종운 지회장은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 대해 “노동악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콜트콜텍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을 막기 위해 단식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단식을 말렸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한 달 동안 1인 시위를 하고 공문을 보내도 반응은 없었으며, 이에 단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방 지회장의 몸무게는 10킬로그램이 빠졌다.

미사가 끝나고 방 지회장의 천막으로 사람들이 찾아와 그의 손을 잡았다. 곧 추워질 날씨에 대비하라며 워머(목도리)를 건네는 이도 있었다.

미사를 마치며 김윤석 신부(인천교구)는 만약 단식이 끝나지 않는다면 성탄미사를 여의도에서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함께 미사를 봉헌한 100여 명은 방종운 지회장이 더 이상 차가운 여의도 바닥에서 아프지 않길 바라며 “김무성 대표, 사과하시오!”를 크게 외쳤다.

▲ 12일 저녁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단식 중인 콜트콜텍 방종운 지회장과 함께하는 미사가 열렸다.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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