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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는 주민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적법하게 치러지는 합법 투표다. ⓒ장영식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에서 발행한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 88항에서는 다음과 같이 핵발전 정책의 비민주성을 고발하고 있다.

“핵발전 정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비밀주의, 전문가주의, 관료주의, 성장주의 등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시민의 건강과 생명, 나아가 미래 세대의 권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핵발전 정책이 핵산업 복합체의 주도 속에서, 은밀히 비민주적으로 결정되고 일방적으로 추진된다. 전력 수요에 대한 예측, 핵발전소의 건설 방식과 관리 과정, 핵폐기물의 처리 방식 등에 관한 모든 결정이 투명하게 민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올바른 민주적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핵발전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의사 결정 주체들의 책임 있는 참여가 중요하지만 핵발전의 위험성, 비경제성, 반환경성 때문에 그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 92항에서는 정보의 비윤리성과 주민 참여의 배제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핵발전은 그 위험성 때문에 민주적일 수 없다. 민주적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먼저인데, 올바른 정보를 공개하면 그 위험성이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핵발전을 유지, 확대하는 한 진정한 주민 참여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핵발전 정책의 비민주성과 폐쇄성에 대해 후쿠시마 참사 이후 강원도 삼척시는 2014년 10월 9일 핵발전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주민투표 투표인명부 등재자 4만 2488명 중 68퍼센트인 2만 8867명이 투표에 참가한 결과 핵발전유치 반대표가 85퍼센트에 이르렀다. 삼척시는 이를 토대로 2014년 12월에 예정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전원개발촉진예정지구 해제를 촉구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도 2015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부산에서는 30년간 상업발전을 했던 고리 1호기의 10년 연장 재가동 이후 다시 10년을 수명 연장하려는 한수원의 추진방침에 맞서 ‘고리 1호기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를 발족하였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과 녹색당, 정의당 등 지역 야당 차원에서 1인 시위나 탈핵행사 등을 꾸준히 전개하여 6월 12일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인 산자부 장관이 6월 18일 이전에 한수원으로부터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를 권고하겠다고 공식 발표함으로써 사실상 고리 1호기 폐쇄를 확정했다.

영덕에서는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영덕에 핵발전소 유치 여부에 대해 11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영덕군에 내려와 주민투표 협조를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은 영덕군에 내려와서 영덕 10대 지원책을 발표했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 조석 사장도 영덕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영덕의 핵발전소 유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방해하는 정부관료들의 행태는 비겁하다. 주민들이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민주적 절차를 요구하면 당연히 공무원들은 그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주민투표 업무를 거부했고, 행자부는 영덕군이 주민투표 업무 협조를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에 대한 찬반 투표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주권과 행복추구권을 영덕군민 스스로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정부관료들이 주민투표를 방해하는 행위는 영덕군민들과 영덕군이 지키려고 하는 민주주의 정신을 무시하는 것이며 부정하는 월권이다.

올해 영덕군의회, 지역 언론사, 주민투표 추진위원회에서는 영덕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영덕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반대하는 비율이 60퍼센트 넘게 나왔고, 핵발전소 유치 여부에 대해서도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70퍼센트 가까이 나왔다. 따라서 영덕군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투표를 통해서 핵발전소 건설 유치를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풀뿌리 정신이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는 헌법에 보장된 지방자치제도의 정신을 따라 주민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합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영덕에 핵발전소를 건설하는 문제는 영덕군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국민들의 생명과 행복추구권 등의 문제까지도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진행하는 영덕군민의 주민투표를 지켜 내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켜 내는 것과 다름 아니다. 따라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올곧게 실현하고, 그 소중한 풀뿌리 정신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영덕으로 출발해야 한다. 

   
ⓒ장영식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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