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노 비지니, "성 아우구스티누스", 이연학, 최원오 옮김, 분도출판사, 2015

성 아우구스티노는 방탕한 생활을 하던 중 어머니인 성녀 모니카의 기도와 단식으로 극적으로 회심한 성인으로 설명된다. 이 성인은 히포의 주교가 되었고 방대한 저술을 남긴 교회학자가 되었다.

방탕한 생활과 교회학자는 얼핏 보면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 줄리아노 비지니, "성 아우구스티누스", 분도출판사, 2015
성 아우구스티노의 축일인 오늘, 분도출판사에서 “성 아우구스티누스, 은총과 사랑의 모험”(줄리아노 비지니 지음, 이연학, 최원오 옮김)이 나왔다. 이 책은 모순 돼 보이는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한 사람의 인생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 준다. 역자인 이연학 신부와 최원오 교수는 둘 다 뛰어난 교부학 학자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이 되기 전 요제프 라칭거로서 서문을 쓴 책이다.

이 책은 성 아우구스티노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 시절, 또 죽음에 이르기까지 성인이 거쳐 갔던 장소와 그 장소에서 겪은 생각, 영성의 변화를 시간 순서대로 쉬운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중 아우구스티노가 이교인과 동거생활을 하며 아들까지 낳은 것이 방탕한 생활의 절정이라는 선입견을 이 책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교회 안에서까지 끊임없이 부정한 욕정에 사로잡힐 정도로 통제력이 약해져 있”던 성인이 “나름대로 대안을 모색”한 것이 동거이고 “동거 생활을 통하여 흘러넘치던 사랑의 열정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고, 애정 생활에서 균형추를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들이 탄생하면서 성인은 성숙해지고 책임의식을 갖게 되었으며 덜 흐트러진 삶을 살게 됐다고 설명한다.

보통 사람이 겪는 질풍노도와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고 심지어 마니교에까지 심취했던 성 아우구스티노는 사목자가 돼서는 쉽고 정곡을 찌르며, 깊이 있는 설교로 신자들을 이끌었다.

성인은 이탈리아를 떠나 고향인 아프리카의 타가스테로 돌아와서 수도공동체를 꾸렸다. 그리고 이 수도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아우구스티누스 규칙서”를 썼다. 이 규칙서는 수도생활의 영감이 되는 원리를 모아 요약한 것이다. 공동생활의 목적과 기초, 기도, 검소함과 극기, 정결과 형제적 교정, 받은 상처의 용서 등 수도생활에 필요한 덕목을 설명한다.

방탕으로 요약되는 질풍노도의 삶을 살았지만, 보통 사람이 겪는 인생사를 살아온 성 아우구스티노다. 그러나 그런 인생이 바탕이 되었기에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마음을 파고드는 저술과 학문적 성과를 남겼음을 이 책이 잘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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