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교토교구 학생들

천주교 제주교구와 일본 교토교구가 자매결연 10주년을 맞아 8월 3일부터 10일까지 ‘히로시마 평화순례’ 행사를 열었다.

교토교구의 히로시마 순례는 32번째이며, 제주교구는 5년 연속 이 행사에 동행하고 있다. 이 행사에 동참한 제주교구 청소년사목위원장 김석주 신부는 제주교구 중등부에서 16명이 참여했고, 교토교구에서는 40여 명이 참여했다고 11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 제주교구와 교토교구 청소년들이 8월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을 방문했다.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은 '원폭 돔'이라고도 불리며, 원폭 폭심지 근처에 있던 건물 중 완전히 파괴되지 않고 남은 유일한 건물이다.(사진 제공 = 김석주)

순례의 전체 주제는 ‘평화 실현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였다. 김 신부는 교구 중등부 신자들과 함께 원폭 피해자의 증언을 듣는 자리에 참여했으며, 8월 5일에는 천주교와 성공회, 티베트에서 온 승려들이 참석한 가운데 히로시마 세계평화기념성당에서 열린 평화기도회에도 함께했다고 말했다.

순례자들은 1945년 원자폭탄이 떨어진 날인 8월 6일에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원폭 돔)을 방문했으며, 폭탄 투하 시간인 오전 8시 15분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했다.

한국의 광복과 분단 70주년인 올해, 일본에서는 원폭과 종전 70년을 기리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미국은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데 이어 3일 뒤에는 나가사키에도 폭탄을 투하했다. 이 원폭으로 히로시마에서 약 7만 명, 나가사키에서 약 2만 명이 죽었다. 이어 소련이 8월 9일 대일 선전포고를 했고, 일본은 8월 15일 연합국 측에 무조건 항복했다.

8일간 계속된 순례에 교토교구장 오쓰카 요시나오 주교가 3일간 참여했고, 강연을 위해 히로시마를 방문한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도 행사 일부에 함께했다.

김 신부는 “일본의 주교님과 신부님들이 이끄는 것이 아니라 ‘리더’라고 불리는 대학 2-3학년 청년들이 순례를 이끄는 것에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청년 리더들은 중학생 때 순례에 참여한 뒤 리더로 양성돼 모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길 안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 장소에서 일어났던 일과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었다고 김 신부는 말했다.

또 그는 이 행사에 처음 참석하면서 단순히 ‘캠프’ 성격의 행사로 생각했지만, 일본에서는 ‘평화순례’라는 용어를 강조하고 있다며 “순례라는 의미를 살려 교토교구와 함께하는 기간 동안 참석자들은 간식 없이 도시락과 물만 받았으며, 휴대폰과 게임기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38도 가까운 더운 날씨였지만, 아이들이 불평불만 없이 순례의 의미를 잘 지키고 인내, 배려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 8월 5일 천주교와 성공회, 티베트에서 온 승려들이 참석한 가운데 히로시마 세계평화기념성당에서 평화기도회가 열렸다.(사진 제공 = 김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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