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일째 ‘최장기 굴뚝 농성’

▲ 6월 10일 당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차광호 씨. ⓒ정현진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스타플렉스가 스타케미칼 해고자 복직에 대한 노사 잠정합의안을 내놓으면서, 400일 넘게 ‘최장기 굴뚝 농성’을 한 차광호 씨가 땅으로 내려올 예정이다. 차 씨는 회사 분할매각 중단과 공장 가동을 요구하며 2014년 5월 27일부터 농성을 시작해 오늘(7월 7일)로 407일째다.

금속노조는 잠정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스타플렉스가 설립하는 법인으로 해고자 11명 전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합 승계와 활동을 보장하며, 모든 민형사상 소송과 고소고발을 취하한다는 것이라고 7월 6일 밝혔다.

그러면서 7일 오전 11시 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본 합의서를 체결하고, 8일 오후 2시 구미 스타케미칼 농성장 앞에서 노조 결의대회를 연 뒤 차광호 조합원의 농성 해제와 병원 후송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담당자는 다시 7월 7일 정오 무렵, 아직 본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시간 조정 중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스타플렉스는 1996년 설립된 업체로 실내외 장식 자재, 옥내외 간판, 광고물 부품 등을 제작, 판매, 수출입한다. 김세권 사장이 대표자이며, 본사는 충북 음성군에 있다.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 해고자들은 2005년부터 회사 매각과 해고에 맞서 왔다. 스타케미칼은 경북 칠곡 구미산업단지에 있는 폴리에스테르 원사 제조업체로 2010년 스타플렉스가 인수했으나, 2013년 1월 폐업하면서 250여 명을 해고했다. 2014년 5월 26일 사측이 ‘청산, 매각관련 합의서’에 따라 구미 공장에서 완전 철수하자, 5월 27일 해복투 차광호 대표가 45미터 높이의 공장 굴뚝 위에 올라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차 씨는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아 해고된 28명 중 한 명이었다.

한편, 천주교 신자들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과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장 앞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스타케미칼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해 왔다. ‘스타케미칼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자들을 위한 미사’는 지난 2월 27일 처음 열렸으며, 어제 3번째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준비와 진행에 참여해 온 황동환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장기 농성 중인 차광호 씨의 건강 등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기도 안에서 함께 연대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미사”라고 설명하며 “(이번 노사 합의로) 사람을 살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신부는 7월 6일 미사 시작 1-2시간 전에 노사 교섭 결과가 전해지면서, “기쁘고 가벼운 마음으로 미사를 드릴 수 있었고, 미사 뒤에 참석자들과 함께 문화제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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