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서울 시내 성당을 대상으로 ‘햇빛나눔’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3년부터 ‘우리집 햇빛발전소’라는 이름으로 각 가정에 소형 태양광 발전소 보급 및 지원 사업을 벌여 온 햇빛발전협동조합은 최근 공공기관, 종교 시설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성당과 신자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햇빛 나눔’ 사업은 신자 10명이 태양광 소형 발전소를 설치하면 형편이 어려운 신자 가정 한 곳에 발전소를 무료로 설치해 주는 방식이다. 신자 가정 11가구가 하나의 지역 조합을 형성하는 셈이다. 신자 5명이 3만 원 씩의 기금을 추가 부담해도 한 가구에 발전소 설치를 지원할 수 있다.

비용 역시 발전소 부품을 직거래 공동구매해 원가로 구입하고, 기업 이윤에 해당하는 조합운영비를 최소화해 가장 낮은 금액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조합운영비 가운데 일부(발전소 1대 당 3만 원)를 성당에 기부할 예정이다.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신정동 성당은 사제관에 소형 발전기를 설치했다.

▲ 신정동 성당 사제관에 설치된 소형 태양광 발전기. ⓒ정현진 기자
가로 1.6미터, 세로 1미터의 발전기를 설치하는 데 드는 자기 부담금은 33만 원. 발전량은 월평균 약 20킬로와트로 냉장고 한 대를 돌릴 수 있는 양이다. 온전히 일조량에 의존 하기 때문에 평균 발전 시간은 하루 3-4시간이며, 개별 설치 장소의 조건도 영향을 미친다. 주로 각 가정의 베란다, 옥상 등에 간단히 설치할 수 있지만, 발전에 여의치 않은 환경이면,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신정동 성당은 소형 발전소뿐만 아니라, 1년 반 전 성당 전체 차원에서도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조승복 사목회장(베드로)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태양광으로 절약되는 비용은 이전과 비교할 때, 약 30퍼센트 정도지만, 이것은 경제성만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윤리적 차원의 선택이었으며, 꾸준히 대안에너지 관련 홍보와 교육을 하면서 신자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호 신부도 태양광 소형 발전소를 신자들의 가정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주보 공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햇빛발전소 측은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이나 일조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최대 12-15만 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전기료가 적게 나온다고 해서 그만큼 전기 소비를 늘리게 되는 경향도 있다. 궁극적으로 전기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소형 태양광 발전기를 400만 가구가 설치하면 핵발전소 1기 분량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핵발전소 1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햇빛발전협동조합은 설치 뒤에도 전화상담과 5년간 무상보증 등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협동조합과 같은 새로운 경제 시스템, 에너지전환 등에 관련된 교육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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