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주교, 생명주일 담화 발표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가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죽음의 문화"가 생명 존중 의식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회칙 “생명의 복음”을 발표한 1995년부터 해마다 5월에 생명의 날을 지내다가, 2011년부터는 5월 첫째 주일을 ‘생명주일’로 정해 지낸다. 올해는 5월 3일이다.

이용훈 주교는 4월 10일에 낸 담화문에서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생명의 복음”에서 우려한 대로 생명을 거스르는 ‘죄의 구조’들이 ‘죽음의 문화’를 부추기며 우리 사회의 생명 존중 의식을 마비시켰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참사는 한국의 사회, 정치의 구조적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이러한 대형 사고에는 생명 존중 의식이 결여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제일주의와 과학기술 만능주의가 물질 풍요를 가져다 줬지만 또한 죽음의 문화를 양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주교는 사목자, 가정, 입법자, 의료진 등에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한” 방법을 호소했다.

그는 우선 사목자에게는 생명과 가정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라고 했다. 신자 가정은 불임수술을 포함해 인공피임과 낙태를 멀리하고 자연출산 방법을 이용하고, 난임 부부는 시험관아기 대신 입양을 하라고 권했다.

또한 신자 입법자에게는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의 폐지에 앞장서 달라고 했으며, 신자 의료진과 생명과학자들은 생명의 통제자가 되고 싶은 유혹을 버리고 생명 자체인 선을 향해 나아가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 주교는 지난해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조사한 ‘생명과 가정에 관한 설문조사’를 보면 낙태와 안락사, 인간 생명의 시작 시점 등에 대해 교회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신자의 비율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교회 가르침과 삶 사이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고 밝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15일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의 ‘생명과 가정에 관한 설문조사’는 오는 5월 중에 발간될 예정이다.

▲ 제5회 생명주일 포스터 (이미지 출처=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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