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자, 우즈벡 인권연합 한국 방문

“국제 사회에 우리가 있는 이곳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릴 수밖에 없다.” 

제18회 지학순정의평화상에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Human Right Alliance of Uzbekistan)이 선정됐다. 상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아들라이다 김(Adelaida Kim)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의 문제나 상황은 잘 와 닿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상황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목화산업에 강제로 아동들이 동원되고 있는 현실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공권력에 의해 벌어지는 고문, 강간 등의 국가폭력을 고발해 왔다.

▲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 활동가 아들라이다 김.ⓒ배선영 기자
아들라이다 김(Adelaida Kim)은 “목화재배 노동에 동원되는 동안 무엇보다 아이들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목화를 경작하는 봄철과 수확기인 가을에 강제노동이 집중되는데, 특히 9-10월에는 아이들이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지역마다 차이는 있더라도 대부분 60킬로그램인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이 시기에는 교사들도 강제노동에 동원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목화수확 시기에는 학교나 목화밭 근처 가축축사를 개조한 숙소에 머물며 일을 하기 때문에 먹는 것, 자는 것 등이 안 좋아 건강 문제도 심각하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전 세계 목화(면화) 수출 5위 안에 드는 나라로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아동을 포함해 자국민 100만 명 이상을 목화재배에 강제 동원해 연간 최소 10억 달러(약 1조 원)를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은 아동강제노동 현장을 모니터링해 우즈베키스탄 안에서는 접속이 금지되었지만 해외에서만 접속이 가능한 사이트에 기사를 보내거나 국제단체에 알리는 활동을 해 왔다.

그 결과 2012년부터 세계 각국의 NGO들이 우즈베키스탄의 목화산업에서 아이들의 강제노동을 멈추라고 요구하는 목화 캠페인(Cotton Campaign)을 벌였고, 나이키, 이케아, H&M 등이 우즈베키스탄과의 목화 거래를 멈췄다.

또한 유엔, 국제은행 등이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문제제기를 해 2012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16살 미만의 아동에 대한 강제노동 동원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16, 17살 아동들은 여전히 목화밭에 강제 동원되었고, 성인들의 강제노동은 더 늘고 있다.

한국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목화를 수입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면 가공회사를 두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목화를 사서 현지 공장에서 가공 판매한다.

아들라이다 김은 이에 대해 “유럽의 기업들이 우즈베키스탄 목화 거부 운동을 하는 것처럼 한국의 기업도 아동 노동력 착취 현실을 인식하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 그러면 우즈베키스탄 안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교회에도 세계 정의와 인권을 위해 애써 주길 부탁했다.

아들라이다 김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출국 허가를 해 주지 않은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의 대표인 엘레나 우를라예바(Elena Urlaeva)를 대신해 상을 받기 위해 11일 한국에 왔다. 2007년부터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정의와 평화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고 지학순 주교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97년 만들어졌다. 제18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식은 3월 11일 저녁 세종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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