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얼마 전 수도원에서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연구한 끝에 시작한 것이고 그 과정이 쉽지 않았기에 세상에 알려진 그 많은 팟캐스트가 다 어떻게 나왔나 싶었다. 이번 일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그건 주님의 생각과 방법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되겠지.’라고 생각한 방법과는 다르게 그분이 원하신다면 오랫동안 고민하던 것도 일순간에 이루어진다. 그래서 다시금 모든 것이 주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체험한다. 그 과정에서 그분께서 바라시는 것은 주님이 하시는 일을 알아차리고 믿고 따르는 것이다.

주님이 하시는 일을 알아차리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복음을 읽을 때에도 주님이 나에게 해 주시고자 하는 말씀을 듣는 것이 중요하고, 하루를 지내면서도 주님이 나에게 행하시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그분의 손짓을 눈치채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깨어 사는 것이다. 사순시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의식하게 되는 것은 ‘주님의 섭리에 깨어 사는 것’이다. ‘주님의 선물을 열심히 발견하며 사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제이레빗 Happy Things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제작: 온스 마마)

작년에 알게 되어 자주 듣고 있는 노래 그룹이 있다. 제이레빗. 한 사람은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등 다양한 연주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사랑스럽게 노래를 한다. 그들은 포크적인 느낌과 함께 통통 튀는 노랫말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중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곡 중의 하나는 Happy things다. 그들만의 독특한 색깔이 드러나는 곡이다.

둥근 해가 뜨면 제일 먼저 기분 좋은 상상을 하지
하나 둘 셋! 자리에 일어나 하마처럼 입을 쫙~ 하품을 한 번 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번쩍 기지개를 한 번 쭉 펴고
즐거운 상상을 맘껏 즐겨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상쾌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한껏 여유 부릴 때
유난히 안색이 좋아 뭘 입어도 다 잘 어울리고 다 예뻐 보일 때

좋아하는 노랠 들으며 걸어갈 때 시간 맞춰 버스를 탈 때
유난히 사람이 많은 출근길 딱 내 앞에서 자리 났을 때

(중략)

오! 누군가 보고 싶을 때 그대가 내 맘 알아 줄 때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은 Happy Happy Things!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아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발랄한 이 노래를 들을 때면, 하루에 주워 담을 수 있는 선물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긍정적 생각과 상상, 그리고 주어진 일상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들을 발견하며 감사하는 명랑한 존재를 떠올리게 된다.

사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 모든 것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부딪쳐도, 객관적으로 볼 때 그다지 반갑지 않은 상황인데도 그에게 가면 다 좋은 일로 바뀐다. 모든 것을 주님이 섭리해 주신 일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를 보고 있으면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라는 성경말씀이 생각난다. 어떤 일이든지 하느님이 이루신다는 믿음 아래 받아 들이기 때문에 크게 흥분하지도 않고 관대하다. 그리고 실제로 여러 가지 일들이 좋은 쪽으로 방향지어진다.

거룩한 사순시기를 앞두고 나에게 원하시는 회개의 삶, 깨어 있는 삶은 이렇게 주님의 섭리를 알아차리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날마다 주어지는 선물들을 발견하고 나의 삶에 웃어주는 것, 좋은 일들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것이 아닐까? 나도 이렇게 노래를 불러 봐야겠다. 잊지 말고 해피 happy things!
 

황난영 수녀 (율리아나)
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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