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성탄을 기다리는 마음은 늘 설렌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뿐 아니라 예수님을 잘 모르는 이들, 타종교인에게도 성탄은 특별하다. 연인들은 서로 선물을 나누며 사랑을 확인하고, 많은 사람이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부도 많이 하는 시기이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 사진 출처 = 유튜브 칠리뮤직코리아 게시 동영상 갈무리

예수님의 탄생은 이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이며 가난하고 겸손한 임금님의 모습을 보여 준다. 사실 지금 이 선물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이 세상 안에 빛보다는 어둠이, 희망보다는 절망의 힘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각종 재난과 가슴 아픈 사건들 때문에 상처 입은 사람이 많았다. 예수님의 위로와 힘이 필요한 이들이 많은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k-pop star4에 출연해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이진아 양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들고 나온 노래들이 음원 차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나는 그 노래들보다는 ‘색칠공부’라는 노래가 와 닿았다. 담담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다음의 노랫말이 왠지 지금 어려운 현실 안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속삭이는 위로의 메시지 같았기 때문이다.

 

힘든가요 어려운가요
이 세상에 나밖에 없는 것 같나요
모든 게 끝일 거라고 생각하나요

슬픈가요 짜증나나요
내리는 비가 슬프게만 들리나요
생각했던 대로 안 되지는 않나요

넘어지고 쓰러질 땐 눈을 감아 봐
너의 꿈에 한번 색칠해 봐
그려 왔던 너의 희미해진 그 그림을
다시 한 번 되살리는 거야

그래 좋아 한번 웃어 볼까
더 크게 깔깔 웃어 봐
힘을 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라랄라 라랄라라

('색칠공부' 가사 일부)

(http://www.youtube.com/watch?v=FNSzk2TUYP8)

예수께서 아기의 모습으로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것은 가난하고 힘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 세상을 만드신 분께서 힘없고 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오신 것이다. 그분은 우리의 모든 어려움을 알고 계신다. 나의 절망과 좌절, 도전들을 알고 계신다. 사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준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단지 그분이 그렇게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면 말이다.

힘이 들고, 어렵고, 슬프고 짜증 날 때, 생각대로 되지 않고 넘어지고 쓰러질 때, 잠시 눈을 감고 내 인생의 스케치북에 그려 온 그림들을 다시 되살리고 색칠해 나갈 수 있다면, 더 나아가 깔깔대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은 내 힘이 아니라 내 안에 살면서 일으켜 주시는 주님의 힘이다.

그래서 성탄은 늘 설레고 기대되는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희망하고, 나와 함께 계신 분을 의식하며 기뻐하는 때이며 나에게 주시는 선물들을 확인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무한한 힘을 지닌 하늘의 임금님이 나와 함께 계시고 내 편이라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겠는가? 뭐든지 다시 해 볼 만하지 않겠는가?


황난영 수녀 (율리아나)
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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