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얼마 전에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다녀가신 솔뫼를 비롯해 내포 지역의 순교지를 여러 군데 방문했는데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교황님의 시복미사와 성지 방문 때문인지 가족 단위로 성지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곳곳을 거닐고 기도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을 거슬러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를 생각하다 보니 지금 이 세상에도 이러한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음을 기억한다. 목숨을 걸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 손익을 따지지 않고 남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큰 선물이다. 그들에 의해 생명이 태어나고, 그 생명은 우리를 살게 한다.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라는 노래는 그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hNgXtXzxGq0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그 언제서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

여러 갈래길 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돌아서 갈 수밖에 없는 꼬부라진 길일지라도
딱딱해지는 발바닥 걸어 걸어 걸어 가다보면
저 넓은 꽃밭에 누워서 나 쉴 수 있겠지

여러 갈래길 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막막한 어둠으로 별빛조차 없는 길일지라도
포기할 순 없는 거야 걸어 걸어 걸어 가다보면
뜨겁게 날 위해 부서진 햇살을 보겠지

그래도 나에게 너무나도 많은 축복이라는 걸 알아
수없이 많은 걸어가야 할 내 앞길이 있지 않나

그래 다시 가다 보면 걸어 걸어 걸어 가다보면
어느 날 그 모든 일들을 감사해 하겠지

   rap.보이지도 않는 꿈 지친 어깨 떨구고 한숨짓는 그대 두려워 말아요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걸어가다 보면

주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길이 쉽거나 편안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거라고 하셨지만 그렇게 죽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좁은 길로 가는 사람, 밀알이 되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을 존경하고 따르게 된다.

교황님은 말만이 아니라 삶의 증거와 함께 복음을 말하라고 강조하셨다. 또한 순교는 예수님을 따르려는 열망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주님을 증거하기 위해 싸우는 매일의 영적 전쟁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길을 방해하는 악의 힘에 맞서 증언하는 것, 그것이 매순간의 순교라고....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오른다는 것은 엄청난 힘에 대한 저항이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것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 목표가 필요하다. 그 여정에는 얼마나 더 가야하나 싶은 한숨도 있을 수 있고, 꼬부라지고 별빛 없는 길이 힘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걸어 걸어가면 넓은 꽃밭과 햇살이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은 이 모든 것이 축복과 선물임을 깨닫게 한다. 또한 어느 날 모든 일들을 감사해 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두려워 말아요’ 라며 용기를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순교는 은총이라고 한다. 우리의 힘이 아니라 주님의 힘으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소유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교자들처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자신을 바치는 이 시대의 순교자들처럼, 삶의 자리에서 매순간의 순교를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게 된다.

황난영 수녀 (율리아나)
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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