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남 교수, "범죄적 성 관행 최소화" 현실 처방 필요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함께 정기 학술 세미나를 열고 한국인의 성 의식, 성 문화를 집중 토론했다.
이날 ‘한국인의 성 의식 변화와 미래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조성남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바람직한 성 문화 정착”에 대해, “바람직하다”는 기준 자체가 세대와 지역, 계층 간의 유동적 개념이며 또한 그 일정한 “바람직함”의 유효 기간조차 짧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따라서 성문제에 관해 한 세대를 초월한 컨센서스(합의)를 이룰 수 없으며, 사안에 따른 “중첩적 합의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그는 오늘날 현실은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세계이며, 주류 문화와 소수 문화 간에는 갈등과 투쟁의 관계가 있어서 문화 위기, 도덕 위기라고도 하지만, 결국 한 문화공동체의 문화 동질화 과정, 학습 과정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소수 문화로서 청소년 성 문화와 그 문화의 권리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성적 방종과 일탈을 막을 현실적 처방이 가능한지 물으면서, 이 현실적 처방이란 “성 도덕을 고상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범죄적 성 관행을 최소화”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성(섹슈얼리티)을 가능한 한 법과 도덕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법과 제도를 통한 규제와 조정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한국사회 성 문제의 많은 부분이 공격적 성장주의와 부정부패, 성 접대와 성폭력 등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남성 중심 성 문화’를 배경으로 한다고 지적하고, 이를 대신해 “사랑-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생명인식과 문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리스도교 정신과 창조적 생명문화를 제시했다.
조성남 교수의 발표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박문수 위원은 조 교수가 설명한 한국인과 가톨릭 신자의 성 문화가 올해 주교회의 산하 한국 가톨릭사목연구소가 진행한 생명과 가정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에 따르면, 2004년의 1차 조사 때에는 천주교 신자와 비신자 간에 성 의식 차이가 거의 없어 교회에 충격을 줬다. 이번 2차 조사에서는 두 집단 사이에 의견 차이가 약간 벌어졌으나, 전체적으로는 한국인의 성 의식이 수용적, 허용적으로 변한 것이 확인된다고 박 위원은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자들의 ‘종교성’이 사회 변화를 거스를 만큼 강하지는 않으며, 반세기 이상 서구문화의 영향 아래 앞으로도 한국인의 성의식은 더 개방적으로 변해갈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인의 집단주의와 유교적 윤리관 등 이에 저항하는 심리적 흐름도 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1월 22일 열린 이 정기세미나에는 6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연숙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은 여성주의(페미니즘)에 대해 긍정적 부분을 받아들이면서도 현재의 주류 여성주의가 “권력” 중심의 논리를 펴고 있어 결국 가부장제를 정당화한다면서, 생명문화를 확산하려면 여성주의자들의 시각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성 중심 윤리가 중시해 온 정의”는 "페미니즘 윤리인 배려”와 상호 보완관계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 평화신문 편집국장인 그는 또한 낙태에 대해서도 여성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은 “생명”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교회 안에서 여성주의 시각을 갖고 활동하는 여성단체들이 인간생명 수호활동에는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가톨릭교회가 권장하는 자연출산조절법이 인공 피임법과 달리 여성의 몸을 해치지 않으며, 여성주의가 강조하는 성평등과 여성존중 입장에도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자연출산조절법이 여성주의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보급해 나가면 불편한 방법이라는 부정적 시각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천주교는 콘돔 사용을 포함한 인공 피임을 비윤리적 행위로 보며, 점액 관찰법 등 가임기에 성행위를 절제하는 자연 피임법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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