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 '‘밀양아리랑-765kV OUT!’, 눈빛출판사, 2014
“밀양 어르신들의 생태적 영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상남도 밀양시에 건설될 예정인 765킬로볼트(kV)의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 위치 문제를 두고, 밀양 주민이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하고 있다. 사진작가 장영식 씨는 10년째 이어진 이 싸움에서 밀양 어르신들의 영성을 보았다. 그는 어르신들의 ‘생태적 영성’ 혹은 ‘땅에 대한 영성’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그들을 사진에 담았다.
이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찍은 사진을 모아 사진집 ‘밀양아리랑-765kV OUT!’이 나왔다. 2013년 5월부터 행정대집행이 있던 2014년 6월까지 주민들의 1년 간의 사투를 흑백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했다. 사진집에는 현장 사진과 함께 반대투쟁을 꼼꼼히 기록하고 회고한 장영식 씨의 글도 담겨있다.장 씨는 사진집을 내며 “책을 내는 것에는 욕심이 없지만, 밀양의 투쟁을 이해하는 데 사진집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16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진에 대해 그는 자신의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밀양 어르신들이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을 운 좋게 담은 것에 불과하다”며 “사진집에 대한 평가보다는 밀양 어르신들의 정당한 싸움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해 주기를 당부했다.
‘밀양아리랑-765kV OUT!’을 보면 평화롭게 살던 밀양 할매들이 노구를 이끌고 산을 오르내리며 왜 그토록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는지 알 수 있다. 모두 7부로 구성된 반대투쟁의 전개가 담긴 사진집에는 지난 6월 11일 행정대집행 이후 공사가 재개되었지만 밀양 송전탑 건설이 다시 ‘탈핵’이라는 근원적인 문제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 씨는 어르신들 말씀 중에 “765kV 송전탑은 핵발전소의 자식”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밀양 어르신들의 싸움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작가 장영식 씨는 한진중공업 등 이 땅의 고통받는 현장의 사람들을 찾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