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전국대책위, 긴급 기자회견 열어

▲ 1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문양효숙 기자

“밀양 송전탑 건설 즉각 중단하라!”

밀양송전탑전국대책회의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강행 중인 행정대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정부는 공사에 반대하는 사람은 폭력으로 짓밟고 돈으로 마을 공동체를 분열시켰을 뿐 아니라, 견디다 못해 합의서에 사인한 주민들조차 자신이 정당하지 못한 일에 굴복했다는 모욕감에 시달리게 만들었다”며 “이것이 과연 국가가 할 일인가” 되물었다.

이어서 하 위원장은 반핵을 내세운 삼척시장과 고리원전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운 부산시장 당선자를 언급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국민의 뜻은 낡은 원전 폐쇄와 새 원전을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 위원장은 “낡은 원전인 고리 1호기만 폐쇄해도 송전탑이 필요 없다는 것을 밀양 주민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민의를 무시하고, 주민들의 호소를 외면한 채 공사를 강행하는 정부를 과연 정부라 할 수 있는가” 반문하면서 “지금이라도 행정대집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또한 “평생 일궈온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안전한 삶의 터전을 위해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을 알리며 지난 10년간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 달라 했던 어르신들이 처절하게 구덩이를 파고 목에 쇠사슬을 감았지만, 정부는 그들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세월호 참사가 준 비통함과 충격에 잠겨 있다”며 “국민을 살리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성장을 철거하는 것으로 밀양 송전탑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광화문광장에서 ‘송전탑보다 생명’, ‘밀양은 살고 싶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오후 1시 서울 을지로 한국전력 앞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 11일 오전 가톨릭 수도자들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함께 움막에서 행정대집행에 저항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 경찰이 행정대집행을 위해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천주교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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