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 등 현장 지켜
“죽은 것 살리며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이미 이겼다”

▲ 행정대집행을 하루 앞둔 밀양시 127번 송전탑 현장 농성장 ⓒ장영식

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 움막에 대한 철거 행정대집행을 하루 앞둔 10일 밤, 경찰 병력 증가와 현장 진입로 통제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주민과 시민, 천주교 수도자들이 하나둘 농성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마을 127번 송전탑 공사장 농성장에 들어가 있는 장영식 사진작가는 “시민과 수도자들이 산을 넘어 합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작가는 “위양마을 마을 주민들이 다 함께 트럭을 타고 올라와 농성장에 합류했으며, 서로 부둥켜 앉고 만세를 부르며 울음바다가 됐다”며 행정대집행을 앞둔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지난 9일부터 127번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는 주민들과 함께 지내며 “자신의 손익을 따지는 세상의 가치 기준으로 도무지 이해가 안 되겠지만, 밀양 싸움은 어르신들의 인생과 존재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나 신부는 “늘 땅과 함께, 죽은 것들을 살리면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우리가 이 풍부한 가치를 얼마나 무시하면서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해주셨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이니 할매들은 이미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 신부는 “(어르신들이) 앞으로도 이기는 싸움을 계속해 나가실 듯하다”며, 송전탑 반대 싸움을 해온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현재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은 101번, 115번, 127번, 129번 네 곳이며, 경찰은 10일 오전 11시경부터 현장에 주민을 제외한 외부인 진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한편, 행정대집행이 예고되자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각계각층에서는 일제히 성명과 호소문을 발표해 정부와 한전 측에 행정대집행을 멈추고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농성 중인 주민을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지지방문했다. ⓒ장영식

▲ 경찰이 밀양시 부북면 장동 움막 앞을 가로막고 외부인을 차단하고 있다. ⓒ장영식

<바로잡습니다>

첫 번째 사진의 장소를 “밀양시 위양마을 장동 농성장”에서 “127번 송전탑 현장 농성장”으로, 나승구 신부가 현장에 머물기 시작한 때를 “8일”에서 “9일”로, 송전탑 공사 현장 “105번”을 “115번”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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