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에 준하는 교황령 ‘착한 목자’ 연구와 함께 교회 운영 자문

▲ 14일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봉헌한 미사에서 강론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출처 / 교황청 유튜브 갈무리 youtube.com/vatican)

교황 프란치스코가 가톨릭교회 개혁의 첫 발을 내딛었다.

13일(현지 시각) 교황청은 교황이 “전세계 교회를 이끄는데 조언을 받기 위해” 추기경 8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황으로 선출된 지 꼭 한 달만의 일이다.

교황청 공식 방송 바티칸 라디오에 따르면 교황은 콘클라베 개최 전에 열린 추기경단 전체회의에서 제기된 논의를 받아들여 자문단 구성을 결정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번 결정은 교황이 추기경단의 제안을 “주의 깊게 경청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다만 교황청은 자문단이 법적 지위를 가지는 것은 아니며 교황의 일을 돕고,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문단의 역할은 교회 운영 전반에 대한 단순한 ‘조언’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자문단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발표한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를 연구하는 것이 주요 임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8월에 발표된 <착한 목자>는 교황청의 개념과 각 부서 조직의 업무 지침을 정리한 행정법에 준하는 법령이다.

자문단은 바티칸 시국 행정 책임자인 주제페 베르텔로 추기경을 제외하면 모든 대륙에서 골고루 선정됐다. 미국 가톨릭 언론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National Catholic Reporter)는 “(자문단 중) 수년간 교황청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추기경들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에서 발생한 어린이 성폭력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미국 보스턴 교구의 션 오말리 추기경과 독일 뮌헨 교구의 라인하드 막스 추기경도 자문단에 속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외에 자문단에 속한 추기경은 칠레 산티아고 교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에레주리스 오사 추기경, 인도 뭄바이 교구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추기경,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 교구 로렌 몽센궈 파싱야 추기경, 호주 시드니 교구 조지 펠 추기경, 온두라스 테구시갈파 교구 오스카 안드레스 로드리게즈 마라디아가 추기경이다.

추기경 자문단의 첫 회의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미 자문단에 속한 추기경들과 의견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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