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 농성장이 기습 철거됐다.

서울 중구청은 4월 4일 새벽 직원 50여 명을 동원해 농성장을 철거하고 집기류를 가져갔다. 철거는 오전 6시에 모두 마쳤다. 중구청은 철거된 대한문 농성장에 다시 천막을 치지 못하도록 대형 화분을 설치 중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소식을 듣고 온 시민, 활동가를 연행하고, 경찰 3개 중대 180여 명과 여경 20명을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서영섭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도 연행됐다. 서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전화 통화에서 “화단을 만들려고 쳐 놓은 경계선에 앉아 있었을 뿐이다. 가만히 있는데 경찰이 의도적으로 시비를 걸며 연행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 신부는 현재 함께 연행된 11명의 시민, 활동가와 구로경찰서에 대기 중이다.

대한문 앞 농성장은 쌍용자동차의 22번째 희생자가 숨진 작년 4월에 대한문 앞에 자리 잡은 이후,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용산참사 진상 규명, 핵발전 반대 등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함께 살자 농성촌’이 됐다. 그러나 지난 달 방화로 천막 2개 동이 불타 1개 동만 남아 있었다.

중구청은 3월 8일과 26일에도 강제 철거를 하려다 노동자, 활동가, 시민들의 반발로 이를 유보한 바 있다. 쌍용차 노동자 측은 “중구청과 협의가 진행 중이었고, 중구청장 면담 또한 협의 중이었다”면서 “이런 새벽 기습철거는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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