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희 전 천정연 대표, '금지곡 콘서트' 출연 유신시대 노동운동 경험 전해
금지곡 콘서트, 10월 10일~11월 7일 수요일 오후 8시, 홍대 앞 클럽 제스

10월 유신 선포 40주년을 맞아 권위주의 정권 시절 금지 당했던 노래를 듣고, 그에 대한 증언과 해설도 접할 수 있는 ‘역사토크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노래와 역사의 만남, 금지를 금하라’를 주제로 열리는 이 콘서트에는 가수 문진오, 손병휘, 류금신, 사토유키에 등이 출연한다. 콘서트는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 주관으로 8월 29일부터 9월 26일까지 열린 데 이어, 10월 10일부터 11월 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홍대 앞 클럽 제스에서 이어진다.

▲ 박순희 전 대표(오른쪽)가 무대에 올라 1970~80년대 노동운동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은 금지곡 콘서트 진행을 맡은 서우영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 ⓒ강한 기자

9월 26일에 열린 콘서트에는 박순희 전(前)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가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해 1970년대 원풍모방 노동조합 부지부장 시절과 1980년 신군부 등장 이후 ‘사회정화조치’로 고초를 겪던 때의 경험을 들려줬다. 박순희 전 대표는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역사를 말하자면 평화시장 노동자를 위해서 1970년 11월 13일에 자기 목숨을 내던진 전태일 동지로부터 시작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한, 군사정권 시절에 ‘노동자, 동지, 동무’ 같은 용어는 북한에서 쓰는 말이라고 하여 꺼낼 수도 없는 단어였다고 전하며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죽어간 수많은 청년, 학생, 노동자들이 있기에 이런 말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이어서 그는 앞서 공연 중 류금신 씨가 부른 노래 ‘야근’(김민기가 1978년 발표한 음악극 <공장의 불빛> 수록곡)의 “서방님의 손가락은 여섯 개래요 / 시퍼런 절단기에 뚝뚝 잘려서 / 한 개에 오만 원씩 이십만 원을 / 술 퍼먹고 돌아오니 빈털터리래”라는 가사를 언급하며 “그것이 전태일 동지가 근로기준법을 껴안고 자기 몸을 불사르게 한 노동자의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박순희 전 대표는 콘서트에 참석한 젊은이들에게 “절대로 기죽지 마라”며 “잘못된 거짓에 항거하는 정신으로 살면 반드시 노동자가 이긴다”고 강조했다.

10월 10일부터 이어지는 금지곡 역사토크콘서트에는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야기 손님으로 나서며,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 김형태 변호사,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입장료는 1만 원 이상의 후원금이며 음료 1병이 제공된다. (문의 / 민족문제연구소, www.minjok.or.kr, 02-969-0226)

▲ 가수 류금신 씨가 노래하고 있다. ⓒ강한 기자

▲ 가수 손병휘 씨의 노래를 듣는 금지곡 콘서트 참석자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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