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후 여성사제 문제 계속 쟁점화 돼

거의 2개월이 지났는데도 분명한 것은 별로 없다.  

교황청은 지난 4월 대다수의 여성 수도자를 대표하는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LCWR)에게 연합회 회칙을 개정하고, 대주교의 통제를 받으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미국 각처에 있는 여성 수도자들은 아직도 교황청이 최근에 내린 이 조치가 타당한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교황청의 무차별적인 명령이 나온 이후 처음으로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 임원들은 현안에 대해서 추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의논하기 위하여 이번 주에 만난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리는 회의 안건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없지만, 4월에 발표된 보도 자료에 의하면,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는 이번 회의를 “기도, 묵상, 그리고 대화”의 분위기 속에서 가질 것이라고 전햇다. 그리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회의 진행을 천천히 할 계획”이라고 한다.

▲ 2009년 9월 29일 세인트 루이스에 개최된 미국 여성수도자 전국연합대회에서 찍은 자비의 동정성모 수녀회 소속 데레사 케인 수녀.
이번 주에 열리는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 이사회는 교황청의 명령이 무엇을 암시하는가 이해하려고 하는데, 이들 가운데 자비의 동정성모수녀회 소속 데레사 케인 수녀(Sr. Theresa Kane)도 포함되어 있다.

케인 수녀는 LCWR의 전 임원으로, 197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환영사를 통해 '여성사제 문제'를 꼭 짚어서 물어보았던 인물로 전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케인 수녀는 현재 뉴욕 돕스페리에 있는 머시 대학(Mercy College)에서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는데, 그녀는 5월초 30분동안 교황청 명령에 대해서 NCR기자와 폭넓게 대담을 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 가운데는 이런 것들이 있었다: 바티칸 조치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케인 수녀의 머리에 곧바로 떠오른 생각은 무엇이었는지, 그 명령이 교황청과 미국 여성수도회 사이에서 그동안 벌어졌던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녀가 현 장상연합회 임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인지, 등이다.

많은 분량의 이 대담을 명확성을 감안해 편집했다. 

NCR: 미국 수녀 장상연합회에 내려진 교황청 명령을 듣고, 처음에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케인 수녀: 쇼크는 받았지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가 수년 동안 신앙교리성을 포함해서 여러 교황청 기구로부터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양새를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는 일년에 한 번, 때로는 두 번씩이나 충실히 교황청을 방문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연합회 회비를 많이 지출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우리에게 그 일을 다시 하라고 합니다. 그것은 정말 우리 회원들에게 공정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들은 엄청난 돈을 썼습니다. 그런데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된 것 같습니다.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한 사람은 바로 접니다. 그런데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이 우리로부터 개인적으로 보고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매년 교황청으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제 느낌으로는, 그들은 저희에게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우리가 교황청에 오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고, 우리가 그 곳을 떠나면 좋아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그들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많은 선의와 힘을 그들과의 대화에 쏟았지만, 아직도 마이동풍인 것 같습니다.

NCR: 대화를 시도하려고 로마에 가는데 회원들의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다고 하는데, 이 시점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대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의 위원장괴 위원들이 이번 여름에 개최될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 모임에 꼭 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여성수도자 회원들이 이 연차대회에 참석하기 때문입니다. 연차대회에서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교황청 관계자들도 이 대회에 꼭 참석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시카고나 캘리포니아에 가서 그들을 만나느라고 우리 회원들의 돈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들이 우리 쪽으로 와야 합니다.

우리 대회에 그들이 꼭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우리 회원들이 그들을 만나보아야 하고, 그들로부터 들어보아야 하고, 그리고 그들은 우리 회원들로부터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진공상태에서 할 수는 없습니다. 

걱정이 되는 것은, 그들이 미국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에 대해 적의를 품고 있다고 것입니다. 이번 일은 아마도 교황청에 계시는 남성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미국 주교님들 사이에서도 엮어진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봉쇄를 어떻게 뚫을지 알지 못합니다.

여성수도자들에게 대한 이 봉쇄는 실존하는 것이고, 십중팔구 그들이 우리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한 일을 고맙게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수녀들이 해온 일에 대한 가치와 지혜를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NCR: 그것을 보고 어떻게 느끼십니까?

아주 당혹스럽습니다. 저는 이것이 남녀 성차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황청에 있는 남성들은 아직도 여성들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가 교황청 직속이고, 교회법에 의한 단체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이미 우리 수도자들은 평등하고 상호의존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들은 우리의 미래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여성들이 교회 일에 전적으로 참여하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교회 안에서 다른 남성 성직자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NCR: 미국 주교들이 교황청의 명령에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많은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미국 주교들이 정말 관여되어있다고 보십니까?

그 성명서가 미국 주교회의를 통해서 나왔습니다. 근본적으로 이 모든 일이 미국 주교회의를 통해서 전달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사전에 그 일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 와서 그들이 바티칸의 요청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그것에 따를 것인지는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미국 주교들은, 그 일에 대해서 아무런 힘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인 티모시 돌란 추기경 (Cardinal Timothy Dolan)은 지금 여기 뉴욕에 있습니다만,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NCR: 교황 사목 방문 시 이런 종류의 일을 다루는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이 많은 걸고 알고 있습니다. 수녀님들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까? 주교들과 의 이런 긴장상태가 여러분 삶의 일부라고 보십니까?

아시다시피, 우리 삶의 일부로 오랫동안 그것을 받아 들였습니다. 여러 해 동안 우리들은 주교들과 정말로 선린관계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한 때는, 수녀들과 같이 일하던 미국 주교들이 우리 총회에 와서, 참 좋은 대화를 나눈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등극하면서 사태가 돌변했습니다. 그분은 수녀들이 수녀복을 입기를 원했고, 수녀들은 기도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를 바랬습니다. 그분은 이를 위해 기초준비를 했다고 봅니다. 

197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내가 여성사제 문제 등을 거론하며 환영사를 했을 때, 엄청난 비난을 쏟아졌습니다. 내 생각엔 교황청이 그 일 때문에 지금까지 화가 나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말씀인가 하면, 아직도 여성사제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미 1975년에 열린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LCWR)에서는 결의문을 통해 '여성은 교회의 모든 사목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지난 30년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를 교황청은 다시 뒤엎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NCR: 그 때를 회고해보고, 또한 현재 일어나는 일을 보고, 수녀님이 그 때 한 말을 바꿀 생각은 없습니까?

나는 내 생각을 바꿀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은, 그 문제는 그 때 제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절박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시대에 아주 시급한 메시지였습니다.

가톨릭 공동체에서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흔히 방어적이 되기 쉽습니다. 심지어 아직도 수녀들 사이에서는 여성사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매우 주저합니다. 우리들은 사제들이나 주교들과 아주 오랫동안 아주 가까이 일해왔기 때문에 그들을 너무 많이 화나게 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우리들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NCR: 이 시점에서, 미국 여성수도자장상연합회가 교회법의 인준을 포기하고, 그냥 자원봉사 기구로 남는 것은 어떻습니까?

지혜를 가지고 그 문제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하기는 싫습니다. 우리가 교황청의 인준을 받지 못한 채, 교회법에 준하는 가톨릭 기구가 되지 말라는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만일 교황청 인준 기구로 남아있는 것이 더 해로운 것인지 아닌지 식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인준 기구로 남기 위해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을 빼앗겨, 우리의 힘을 인간에게 봉사하는데 쓰지 못하고 엉뚱한데 쓰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한편 교황청과 고위성직자들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비인준단체로 가면 그들은 좋아할 것입니다.

NCR: 만일 수도장상연합회가 교회법 밖으로 나간다면, 교황청 입장에서는 가시가 빠져나가는 것 같을 거라고 말씀하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빼앗기겠지요.

저는 1970년부터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회원으로 있었던 것입니다. 교황청과 고위성직자들이 원한다면, 우리의 지위를 그들이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계획이 5년 후에 실행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누가 압니까? 지금부터 향후 5년 안에 하느님께서 개입하셔서 잘 풀리게 할지 누가 압니까?

죠수아 제이 맥엘위(Joshua J. McElwee, NCR 필진) 

번역 : 서인수 (영한통역-번역 전문가)
기사 원문 출처 / National Catholic Reporter, <Former LCWR leader gives take on Vatican order> 201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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