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4대강 반대는 주교단의 공통된 입장 강조
-양수리 성당에서 대규모 생명평화미사 봉헌

6월 14일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성당에서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와 사제 300여 명, 수도자•평신도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미사가 거행됐다.

▲사진/김용길

이번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유기농지보존을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는 관할교구장인 이용훈 주교와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가 처음 참석해 주목받았다.

강우일 주교는 이날 미사에서 다시 한 번 4대강 사업의 중단이 주교단의 한목소리임을 강조했다. 강 주교는 “지난 춘계 정기총회에서 정부 측의 입장을 들어봤지만 나라 전체를 위한 사업이라 하기에는 내용과 추진 속도 면에서 우려스러웠다”며 “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읽어야지, 정부의 소리를 ‘입력’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강 주교는 “(4대강 사업에 관한) 주교단의 발표는 한국 주교단의 공통된 의견이며 한국 지역 교회의 하느님 백성에게 드리는 주교들의 가르침”이라며 신자라면 당연히 따라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사에 참여한 사제와 수도자들이 '4대강 사업 멈춰'라고 쓰인 손 피켓을 높이 들었다. (사진/김용길)

이날 제1독서는 열왕기 상권(21,1ㄴ-16)으로 사마리아 임금 아합이 이즈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밭을 강제로 빼앗는 장면이 나온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오늘 독서에서 부당한 권력의 무자비함과 권모술수, 불의를 적나라하게 봤다”며 “아합 왕에게 내려진 끔찍한 벌을 우리는 알기에 자비로운 하느님께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이용훈 주교는 땅과 물과 공기를 보호하는 활동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근본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며 하느님을 느끼고 찬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교는 “따라서 천주교회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것은 정치 간섭이 아니라 공동선 실현을 위한 중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연대 대표 조해붕 신부는 “5월 말 현재까지 4대강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신자 수가 30여만 명에 달한다”며 100만 명 달성이 멀지 않았다고 밝히고 다음달 5일에는 낙동강에서 미사와 순례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미사에 참례한 경기도 남양주시 창현성당의 최경식 베드로 씨는 “도심지에 살면서 대운하가 4대강을 살리는 것으로 알고 무심코 지나갔었지만 미사에 참례하며 인터넷을 통해 이 사업의 중대성을 알게 됐다”며 “내 안의 현실적인 욕심부터 줄이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후 주교ㆍ사제와 신도들은 팔당 양수리 두물머리 기도처까지 기도하며 순례했다.

▲사진/김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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