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길-최금자 부부, 자비 털어 무료 어린이 카페 열어..아이들에게 파스타 제공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르 9,37)

지난 6월 5일 인천 십정동에 '까사미아'라는 어린이카페가 개원미사를 봉헌했다. 이탈리아 말 '까사미아'는 '우리 집'이란 뜻이다. 이날 개원식에는 100여 명의 하객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는데, 이 카페의 주인장인 김용길(베드로)와 최금자(엘리사벳)이 그동안 관계를 맺어왔던 지인들이었다. 미사 주례는 인천교구 고강동 성당의 호인수 신부와 예수회 김정대 신부가 맡아 주었고, 미사 후 소박한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김정대 신부가 운영하는 노동자 쉼터 '삶이 보이는 창'에 인접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카페 까사미아'는 김용길 부부가 사는 집 아래채에 공간을 마련했는데, 동네 아이들이 와서 놀만 한 마당도 있고, 주방과 책도 읽고 공부도 할만한 서재도 있다. '카페 까사미아'는 어린이를 위한 파스타(스파게티) 집이다. 아이들은 언제든지 먹고 싶을 때, 쉐프인 김용길 씨에게 청하면 파스타를 먹을 수 있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유롭게 드나들며 친구들과 놀이를 할 것이다. 

김용길-최금자 부부는 결혼 7년 만에 직장에 사표를 내고 2005년 그동안 모아둔 예금을 털어 이탈리아로 떠났다. 최금자 씨는 로마 살레시오 대학에서 매스컴학을 공부했고, 김용길 씨는 사진을 찍었다. 2007년에 귀국하고 나서 김용길 씨는 다시 전에 다니던 직장에 복귀하고, 최금자 씨는 우리신학연구소 부설 우리청소년센터 '숨'에서 활동했다. 이 부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기자로도 활동해 왔는데, 얼마 전 사업주가 모든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항의하며 김용길 씨가 직장을 나오면서, 두 사람은 예전부터 꿈꾸어 오던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 김용길-최금자 부부

그렇게 시작된 것이 어린이를 위한 '카페 까사미아'는 무료로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데, 쉐프인 김용길 씨는 "말 그대로 '카페 까사미아'는 무료식당이 아니라 무료'카페'다. 식당처럼 밥만 먹으러 오는 것도 아니고, 공부방처럼 정해진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쉬면서 책도 보고, 원할 때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김용길 씨는 언제든지 음식을 제공하고, 최금자 씨는 아이들과 즐길 거리를 찾는다.

'카페 까사미아'는 당분간 6월 한 달 동안은 매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동네 아이들을 맞이하며, 7월부터는 목금토일 4일 동안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카페 운영을 위해 후원회가 필요한 상태다. (문의: 010-510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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