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사람들은 태어나고 유치원에 갑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갑니다. 6년이 지나 중학교에 갑니다. 하지만 이 이후에는 변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어떤 고등학교를 가느냐라는 문제는 우리나라 학생이 겪는 최초의 갈림길입니다. 일반계고등학교를 가느냐, 특성화고등학교를 가느냐, 전문계고등학교를 가느냐? 지금까지 살아왔던 16년의 인생에 의해 외고, 과학고, 국제고, 자립형사립고 등을 갈 수도 있고 예술 분야로 가기 위해 예고를 갈 수도 있습니다. 즉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어떤 인생을 선택하느냐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생각을 해볼 점이 있습니다. 바로 고등학교의 존재 의미입니다. 고등학교는 왜 존재하는가? 사람들은 고등학교를 왜 가는가? 이게 웬 생뚱맞은 소리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교를 왜 가는가? 라는 문제라면 말이 되지만, 고등학교는 당연히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겠지요.
바로 여기서 고등학교의 존재 이유가 밝혀집니다. 고등학교를 왜 가는가?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고등학교를 가는 것이 아니냐? 사실 생각해보면 맞습니다. 현재 우리의 현실을 보면, 고등학교가 있는 이유는 대학교의 전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고등학교에서 무엇을 하느냐? 대학교에 가기 전에 준비해야 될 것들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입시이고, 현실입니다. 좋은 대학교를 쉽게 가기 위해서 중학교 때 미리 고생을 하고, 그리고 특목고와 자사고에 진학하면, 실제로 좋은 대학교를 갑니다. 그리고 나머지 인문계 학생들은 남은 자리에 목숨을 겁니다.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3년 동안 그렇게 공부를 하고 그렇게 고생을 합니다.
하지만 전 고등학교에 와서 불행합니다. 너무나도 기쁘지 않습니다. 삶이 건조해졌습니다. 중학교 때가 그립습니다. 일부러 현실을 부정하려고 해도 부정하기 힘듭니다. 선생님들은 대학 입시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대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반대로 생각을 해봅시다. 모든 학생이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과연 대학교에 갈 수 있느냐? 아닙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모든 학생이 대학교에 가지 않지요. 하지만 어떤 학생이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대학교를 가지 못하느냐? 아닙니다.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충분히 대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오히려 유리한 면도 있습니다.
만약 중학교 때 공부를 잘한 학생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는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고등학교가 자기 스타일에 맞지 않아 자퇴를 했습니다.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수능 공부를 3년 내내 합니다. 이렇다면 그는 대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대답은 예. 갈 수 있습니다. 내신을 준비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더 유리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신이 검정고시의 성적 순위로 바뀌는 제도도 있고, 수능 등급이 내신 등급이 되는 제도도 있습니다. 이건 인터넷에 떠도는 말이지만,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학생 중 검정고시를 본 뒤 합격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고등학교는 대학교를 가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말이 틀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고등학교에 가지 않아도 대학교는 충분히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돈만 있으면 학교 대신 학원을 가서 공부를 하고, 혼자 공부를 하면 대학교에 갈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가 입시를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면 거짓말입니다.
물론 고등학교에 다녀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겠지요. 흔히 대학교에 가는 것은 정보라고들 합니다. 그런 정보를 선생님들이 잘 아시니까 그만큼 더 괜찮은 선택을 할 수 있겠지요. 또한 규칙적인 생활로 학생을 이끌고 만약 공부를 안 한다면 하게끔 만드니까요. 죽어도 공부 안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요.
그러나 이런 이점만으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아마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사회 분위기가 고등학교에 가야만 한다는 것으로 몰려져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간 학생이 많을 것입니다. 중학교 다음이 고등학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친구들도 다 고등학교에 가고.
인간관계를 배우기 위해서 간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전 이런 것은 이미 중학교 때 다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를 사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선후배 관계입니다. 같은 동문이라는 사실로 사회에서 고립된 기분이 들지 않고 무언가 라인이 생겼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는 대학교를 가기 위해 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틀렸습니다. 대학교만 가기 위해서라면 자퇴를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니까요. 그렇다면 고등학교는 진정으로 대학교를 가기 위해,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존재합니까? 아니라면 고등학교의 진정한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저는 답을 못 찾았습니다. 그래서 전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이 진짜 제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 조차 의심스럽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전 이 글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서 썼습니다. 고등학교는 다녀야만 하는가?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이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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