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 봉헌

3월 1일 105번째 삼일절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봉헌됐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9명이며, 평균 연령 94살을 넘겼다. 이들은 일본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전문가위원회는 지난달 9일 낸 보고서에서 2018년 이후 일본 정부가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우려하고,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지체 없이 고령이 된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들 요구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그들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대응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삼일절 축사에서도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3월 1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3월 1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옛 일본대사관(서울 종로구 수송동) 맞은편에서 100여 명이 함께 봉헌했다. 

박상훈 신부(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장)는 강론에서 “과거의 부정의가 수정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우리의 삶에도 아주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려놓는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투쟁이 민중과 역사의 상처를 불의라 이름하고, 새로운 기억을 나누고 소통하며, 함께 뚫고 나가는 치유의 역사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1990년 네덜란드 위안부 피해자의 첫 증언, 1991년 김학순 선생의 증언은 국제적 연대의 기폭제가 됐다. 말하는 사람과 열린 귀로 듣는 이들의 공명을 통해 범죄의 진상을 묻고 투쟁하는 지속적 연대가 된 것”이라며, 스스로를 치유하는 연대, 고통의 연대를 확장하는 과정은 고통과 폭력의 비극에 조금 더 밀착해가는 진실의 길이며, 무지와 무관심으로부터 해방시키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 있는 우리는 그 해방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며, 연대라는 사회적 사랑의 이름으로 수행해 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것”이라며, 이어 “이런 희생자들을 전혀 새로운 삶의 차원으로 고양시키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 교회 안에 있는 ‘성인들의 통공’이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강한 연대와 역사의 고통 속에서도 자라나는 기쁨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소녀상, 신자들의 기도. ⓒ정현진 기자
소녀상, 신자들의 기도. ⓒ정현진 기자

박 신부는 십자가의 예수는 자신을 역사의 희생자와 같이 봤고,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으며, 부활을 통해 희생자들의 온전한 회복을 가능하게 했다며, “부활 신앙을 산다는 것은 희생자들과 이루는 일치, 그들의 해방을 위해 공공 영역에서 무언가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지속적인 기억과 연대를 강조했다.

미사에 참석한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일군 순국 선열들의 정신, 세상의 따가운 시선과 냉대에도 진실을 폭로했던 식민지 피해자들과 위안부 피해자들의 용기로 우리가 오늘 이 환란의 시기를 견디게 해 달라”며, “가해자들이 범죄 행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기를, 식민주의와 군사독재 체제에 부역한 모든 이가 참회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도했다.

미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풍물패 길놀이를 따라 거리 행진한 뒤, 기도로 마무리했다.

미사 뒤에는 모든 참가자가 거리 행진에 나섰다. ⓒ정현진 기자
미사 뒤에는 모든 참가자가 거리 행진에 나섰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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