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본회의, 진상규명 특별법 통과 촉구
천주교 등 종교계도 연대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 종교계 인사들이 오체투지, 159배 등을 하며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올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14일부터 20일까지 159시간  비상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오전 유가족들과 시민대책회의는 국회 담장 주변 3킬로미터를 두 무릎과 두 팔꿈치 그리고 이마를 땅에 대는 동작을 반복하는 오체투지 행진에 나섰다.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비상행동에는 천주교 남녀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를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도 함께했다.

얼어붙은 땅 위에 오체투지 행진을 나서면서 이정민 씨(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는 참사 1주기 전에는 통과될 것으로 믿었던 특별법이 정기국회가 다 끝나도록 통과되지 않았다며 “국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혹한의 추위 속에 국회가 외면한 유가족들은 다시 한 번 온몸을 던져 오체투지를 시작한다며, 특별법 통과를 간곡하게 호소했다.

19일 국회 농성장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19일 국회 농성장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19일 저녁 천주교에서는 국회 앞 농성장에서 미사로 연대했다. 이 거리미사에 80여 명이 함께했으며,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남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정의평회위원회가 주최했다.

오체투지 행진도 함께했던 박상훈 신부(예수회)가 강론을 맡았다. 그는 내일 본회의에서 특별법이 통과하도록 이렇게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면서 함께하는 신자와 수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현실적인 가치나 효과에만 집중하면, 교회는 예언자의 소명과 목소리를 지닐 수 없다”면서 “지금은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으로 보이더라도 또 다른 미래, 더 나은 미래를 옹호하고 증거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우리는 사회의 심층으로 깊이 들어가 모든 이와 삶을 나누고, 다른 이들과 서로 손잡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려고 합니다. 함께 울고 함께 기뻐하며, 귀 기울이고 도와주려 합니다. 의무감이 아니라 기쁨에서 그렇게 합니다.” (“복음의 기쁨”, 269항)

박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말을 인용하며 “기쁨으로 이 길에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국회의원 183명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공동발의 했고, 6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으나, 아직까지 특별법은 통과되지 않고 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태양에 아스팔트가 타오르던 날에도,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폭우를 온 몸으로 맞아야 했던 날에도 유가족들은 삼보일배 행진을 하며 국회를 향해 호소했다. 타는 햇빛에 눈물을 말리고 쏟아지는 빗소리에 통곡을 감추며 유가족들은 온몸으로 호소하고 호소했다. 도대체 더 이상 우리 유가족들이 무엇을 해야 국회는 응답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자는 법률안을 ‘정쟁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막아서는 여당과 여당 때문에 단독처리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야당 모두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함께 특별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찾아가는 것만이 진정한 애도라는 것을 다 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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