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마지막 수요일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이하 아르쿠스)가 인천에서도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미사를 매달 봉헌하기로 했다.

아르쿠스는 가톨릭교회 내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위해 연대하는 사람들이 모인 비영리 단체로, 2022년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설립됐다. 앨라이(Ally, 협력자)는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사람, 아르쿠스는 라틴어로 무지개를 뜻하며 무지개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상징한다.

25일 인천교구 노동자센터 열린 미사는 각지에서 온 성소수자 당사자와 가족,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20여 명이 함께했다. 이 미사는 성소수자와 앨라이들이 교류하고 신앙을 나누며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연대 등을 지향하며, 이날을 시작으로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마다 계속된다. 서울에서는 매달 셋째 월요일에 미사를 봉헌한다.

10월 25일 아르쿠스가 인천에서 성소수자와 앨라이의 첫 월례 미사를 봉헌했다. ⓒ배선영 기자
10월 25일 아르쿠스가 인천에서 성소수자와 앨라이의 첫 월례 미사를 봉헌했다. ⓒ배선영 기자

이날 미사는 한원식 신부(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와 김정대 신부(예수회)가 공동 집전했다. 시작하면서 “직장, 가정에서 제가 저였으면 좋겠어요.”, “가톨릭 신자도 퀴어가 될 수 있다.”, “기후위기 극복”, “퀴어 대통령 당선”, “모든 생명체가 차별받지 않길”, “있는 그대로 나에게 평화가 함께하길”,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길” 등 지난 9월에 열린 인천 퀴어문화축제 때 참가자들이 적은 바람을 낭독해 미사 지향으로 함께했다.

한원식 신부는 “‘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두려움에 뒤로 물러서 있는 분들이 앞으로 이 미사에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곳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나눌 수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임을 알게 되는 자리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지개색 영대를 한 김정대 신부는 성소수자 이슈에서 인권 문제도 중요하고, 더불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가운데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자신도 하느님께로 향한 여정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찾고 자신과 화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 혹은 여자로만 규정하는 이 사회에서 고통과 절망을 느끼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며, 누구든 하느님의 창조물이고 성별을 넘어 자아를 찾는 여정을 지지하고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버논(아르쿠스 운영위원, 베난시오) 씨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월례 미사)를 서울에서만 진행하다가 인천에서도 시작하게 됐다. 앞으로 같이 기도하는 자리도 마련할 것”이라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아르쿠스는 오는 위령 성월을 맞아 11월 4일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를 위한 추모 미사를 봉헌한다. 추모 미사, 서울과 인천에서 열리는 월례 미사의 시간과 장소 등 관련 내용은 SNS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르쿠스 홈페이지 ☞ arcuskr.org)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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