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NCR)

(토머스 리즈)

최근 프란치스코 교종은 공동합의적(시노달리타스, 함께 걷기) 교회라는 자신의 비전을 지지하는 여러 남녀를 이와 관련해 중요한 자리에 임명하느라 바빴다. 이는 최근에 그가 새로 임명한 추기경단, 시노드 관련 직책, 그리고 교종청과 여러 대교구의 인사에서 뚜렷이 보인다.

최근 이뤄진 이러한 여러 인사 조치가 중요한 까닭은, 모든 경영 컨설턴트가 말하듯, “인사가 바로 정책”이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이 멋진 정책을 갖고 있더라도 그 정책을 실행할 책임을 맡은 이들이 그 자리에 없으면 그 정책은 실패할 따름이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지난 7월 9일 새 추기경 21명을 임명했다. 18명은 80살 미만이므로 앞으로 있을 콘클라베(교종 선거)에서 투표권이 있다. 오는 9월 30일 있을 추기경 회의에서 이들 새 추기경이 정식 서임되면, 추기경은 총 137명이 되는데, 이는 사상 최고로 추기경 수가 많았던 교종 요한 바오로 2세 시절 2001년보다 3명이 더 많은 수다.

투표권을 갖고 다음 교종을 선출할 추기경의 72퍼센트가 프란치스코 교종이 임명한 이들이다. 따라서 다음 교종도 프란치스코 교종이 교회를 위해 그려 놓은 좌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동합의성(함께 걷기)에 관한 시노드는 오는 10월 4일 열리는데, 이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종은 (임명직 대의원으로) 미국에서는 추기경 4명과 대주교 1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그와 사고방식이 가까운 이들이다.

이들은 숀 오말리 추기경(보스턴 대교구), 윌턴 그레고리 추기경(워싱턴 대교구), 블레이스 쿠피치 추기경(시카고 대교구), 로버트 매컬로이 추기경(샌디에이고 교구), 폴 에티엔 대주교(시애틀 대교구)다.

미국에서 시노드에 참석하는 또 다른 이들로는 조셉 토빈 추기경(뉴어크 대교구)과 케빈 패럴 추기경이 있는데, 토빈 추기경은 시노드를 준비해 온 교종청 위원회 위원이고, 패럴 추기경은 교종청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프란치스코 교종과 그의 정책을 충실히 지지하는 이들이다.

반면에, 미국 주교회의가 (선출직 대의원으로) 뽑은 주교들은 교종을 덜 열정적으로 지지하는데, 어쨌든 프란치스코 교종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주교회의가 군종교구장 티머시 브로글리오 대주교를 뽑은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는 주교회의 의장이고) 의장들은 늘 (거의 당연직처럼) 시노드에 갈 대표로 선출된다. 텍사스주 브라운스빌 교구의 대니얼 플로레스 주교도 과거 여러 시노드에 (거의 국가대표 상비군처럼) 파견됐다는 점에서 당연한 선택이다.

더불어 선출된 이들로는, 미국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장인 케빈 로이즈 주교가 있고, 언론에 정통한 로버트 배런 주교가 있으며, 주교회의가 총애하는 티머시 돌란 추기경(뉴욕 대교구)이 있다.

올 1월 바티칸에서 조지 펠 추기경 장례미사에 참석한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 그는 6월에 출판한 한 책에서 교종은 "오직 극단적 경우에만"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NCR)
올 1월 바티칸에서 조지 펠 추기경 장례미사에 참석한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 그는 6월에 출판한 한 책에서 교종은 "오직 극단적 경우에만"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NCR)

프란치스코 교종이 대의원으로 직접 임명한 미국 주교들은 흔들림 없이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지만, 그는 또한 보수파 주교들도 대의원으로 임명했다. 예를 들자면, 독일 주교들이 뽑아 보낸 이들이 진보적이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등이다. 또한 전 신앙교리성 장관인 독일의 게르하르트 루드비히 뮐러 추기경을 임명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그는 그간 이번 시노드를 위해 진행해 온 공동합의적 절차를 혹독히 비판해 왔다.

뮐러 추기경의 첫 임기(5년)가 다 찼을 때, 프란치스코 교종이 (관례대로) 재임명하지 않은 뒤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교종이 (예전의 교종들 때처럼 결론을 정해 놓고) 승인 도장만 찍어 주는 시노드를 원했다면 뮐러를 결코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에, 뮐러는 (그가 신앙교리성 장관이던 때인) 2015년에 있었던 가정에 관한 시노드에서 이혼한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처우를 놓고, (진보파인) 발터 카스퍼 추기경과 타협안을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시노드가 합의 없이 혼란 속에 끝날 위기로부터 구해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현명하기에 보수파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그는 그들이 공동합의적 절차를 직접 겪어 봄으로써 변모할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을 단죄하고 시노드 회의장 밖으로 내치는 것보다 이들을 시노드에 참석하게 하는 것이 낫다. 만약 이번 시노드가 끝날 때 뮐러 같은 이들이 시노드가 토의 결과 교종에 제출하는 건의안을 지지한다면 다른 보수파들이 그 건의안을 반대하기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

주교가 아니지만 시노드에 대의원으로 참석하는 사제, 평신도 남녀 가운데 제임스 마틴 신부(예수회)가 있다. 그는 <아메리카>의 선임 편집자이자, 성소수자 가톨릭인을 위한 직무인 <아웃리치> 창립자다. 마틴 신부는 보수파 가톨릭 활동가들의 공격을 자주 받아왔으나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의 활동을 지지해 왔다.

마틴 신부는 성소수자 신자에 관해 토론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또한 이냐시오 성찰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아는데, 이냐시오 성찰 기도 절차는 이번 시노드가 성공하는 데 열쇠가 될 것이다.

이번 시노드에는 약 360명이 투표권을 갖는데 이들 가운데 50여 명이 여성이다. 대의원들은 전 세계 다양한 나라, 문화, 세대를 폭넓게 대표한다. 투표권이 없는 30명에는 다른 그리스도교 종파에서 초청한 형제 대표 12명도 포함된다.

이번 시노드는 바오로 6세 교종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직후 주교시노드라는 제도를 설립한 이래 최대 규모다. 또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장 중요한 시노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대주교. 2014년 10월 바티칸에서 열린 가정에 관한 특별시노드 폐회식 때의 자료사진. (사진 출처 = NCR)
신임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대주교. 2014년 10월 바티칸에서 열린 가정에 관한 특별시노드 폐회식 때의 자료사진. (사진 출처 = NCR)

프란치스코 교종은 시노드에 사람들을 임명하는 일 외에도 다른 인사 문제에도 분주했다.

교종청 신앙교리부를 이끌 장관 자리에 아르헨티나의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대주교를 임명했다. 이에 신학자들은 환영했지만 보수파들은 반대했다.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측근이지만, 그가 10대를 위해 쓴 책 “당신 입으로 나를 치유하소서: 입 맞추기의 기술” 때문에 비판을 받고 출판사에 책을 추가로 찍지 말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그는 또한 동성애자 짝에 대한 열린 자세로 비판받아 왔다. 이에 그는 동성 혼인은 남녀 간의 성사혼과 혼동돼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러한 혼동을 낳지 않는 축복은 “분석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종이 과거에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일 때 그는 페르난데스를 교종청 인준 아르헨티나 가톨릭대 학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교종청 신앙교리성은 이 인사에 개입해 보류시켰었는데 이제 바로 그 사람이 그 부서를 이끌게 됐다. 당시 임명이 보류되고 약 2년 뒤 페르난데스는 최종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확인돼 학장 자리에 앉았다.

또한 페르난데스 대주교는 한 성 학대 사제를 더 빨리 처벌하지 않은 일이 있다고 비판받았는데, 이는 그가 맡은 신앙교리부가 바로 교회 내 성직자에 의한 성 학대 문제를 직접 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AP>에 “지금이라면 나는 분명 아주 다르게 행동할 것이고 당시 나의 처리는 분명 불충분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번에 페르난데스 대주교를 신앙교리부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그는 교의 문제에 집중하고 성 학대 사안은 신앙교리부 담당자들에게 맡기라고 했다. 신앙교리부는 원래 교리 문제가 중심이어서 성 학대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이에 프란치스코 교종은 신앙교리부를 교리부서와 규율부서로 나눔으로써 성 학대 문제는 규율부서가 따로 신속히 처리하게끔 한 바 있다.

과거, 성 학대 혐의가 있는 사제들을 환속시키는 절차는 신앙교리부가 담당했다. 이는 교종 요한 바오로 2세 시절에 교종청 추기경으로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긴 사람이 당시 신앙교리성 장관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나중의 베네딕토 16세)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즉, 원래 성 학대 사제를 신앙교리부에서 처리해야 할 아무런 논리적 이유가 없다. 아마도 교종청에 법무부 같은 별도 조직을 만들어 성 학대 사제를 비롯한 교회 내 범죄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임명장에서 프란치스코 교종은 페르난데스 장관에게 신학자들이 혹시 교의적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까 쫓아다니는 일보다 “신학적 지식을 촉진”하고 “신학자들의 은사(카리스마)와 그들의 학문적 노력”을 고무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페르난데스 장관은 그 자신이 신학적 문제가 있다고 교종청에 조사받고 일일이 해명하며 모욕당했던 경험이 있기에, 신앙교리부의 역할을 경찰관에서 촉진자로 재정립하는 데 그를 장관으로 선택한 것은 완벽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또한 자신이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중요한 영향을 끼칠 핵심 교구들에 일부 젊은 주교를 임명해 왔다. “젊다”는 것은 20년 넘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50대 주교들을 의미한다. 이런 예로는 벨기에의 메헬런-브뤼셀 대교구, 캐나다의 토론토 대교구,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스페인의 마드리드 대교구 등이 있다.

근래의 이러한 인사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인사가 바로 정책이다”를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우리네 상당수는 그가 교종직을 시작한 그 시점부터 이 점에 초점을 맞췄으면 하는데, 특히 미국에서, 교종청에서, 이 점이 중요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종은 정책 변화 또는 인사 문제에 관해서는 천천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가기를 선호한다. 변화를 바라는 우리네는 이런 점진적 진행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개신교에서의 더 빠른 변화는 종종 교회 분열을 낳았고, 이는 역대 교종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자 하던 바다.

이 점진 변화하는 접근법이 이번 시노드에서도 적용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진보파 가톨릭 신자들의 조급증과 보수파가 느끼는 두려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한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opinion/guest-voices/pope-francis-appoints-men-and-women-build-synodal-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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