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부터 2박3일간 ‘가톨릭 생태환경활동가 대회’가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주관으로 열렸다. 대회에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생태환경 활동가 40여 명이 모였다.

이날 기조 강연을 맡은 박현동 아빠스(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는 참석한 활동가들에게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7가지 목표를 재확인하며, 이 여정은 인간과 사회의 긴밀한 연결이며, 환경 보호는 정의와 평화의 영역임을 말하였다. 아빠스는 활동가들에게 항상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힘을 얻고 그 안에서 실천 과제가 나와야 함을 이야기했다. 그 사례로 독일 뮌스터 슈바르작 수도원을 소개해 주었다. 수도원은 수사들과 피정객 그리고 난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도원은 지난 20년 동안 사용한 에너지를 모니터링해 에너지를 3분의 1로 줄였다. 주변 숲을 관리하며 간벌한 나무로 화목 난방시스템을 운영하고 태양열 에너지로 온수를 만들고 있다. 바이오 가스와 풍력발전소, 주변에 실개울을 이용한 작은 수력발전소로 수도원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5명의 젊은 수사들이 탄소발자국을 계산해 모니터링한다. 물건을 자주 공유하고, 리필 제품을 사용한다. 이러한 수도원의 노력이 1300년 전 에너지 원천으로 돌아가는 작업이고 하느님 창조 세계를 돌보고 보전하는 축소 세계임을 소개하였다. 아빠스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우리와 공동체는 과연 구체적인 탄소 감축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는가? 구체적인 탄소 감축 목표를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는가? 구체적인 탄소 감축 계획을 이행하고 있는가?를 질문했다.

박현동 아빠스가 기조 강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박현동 아빠스가 기조 강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수도회 사례 발표하고 있는 조선형 수녀.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수도회 사례 발표하고 있는 조선형 수녀.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이번 대회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역과 단체들의 실천 사례를 듣는 시간이었다. 수도회 사례로 조선형 수녀(성가소비녀회, 여장상JPIC위원장)는 통합 생태적인 대전환을 목표로 사는 수도공동체 사례를 소개했다. 성가소비녀회 수도자들은 지역별로 활동하며 기후 피케팅, 줍깅, 그리고 내면화 작업을 위한 독서, 세미나 작업을 하고 있다. 또 분원에서는 오랜 고민과 의견 나눔 끝에 지역 사회에 분원 공간을 내어놓은 ‘열린 공동체’를 만들었다. 부천에 있는 ‘열린 분원’이다. 이 공간은 무상으로 개방하며 지역에서 회의와 모임 장소로 사용된다. 열린 분원 수도자들은 부천시 시민단체와 연대하고 생태 문제,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총원 차원에서도 실천하고 있다. 수녀원 도서관을 지역 사회에 개방하고 곳곳에 작은 텃밭을 만들고 빗물을 모아 청소 물로 쓴다. (빗물 저금통) 이런 수도회의 전환에 일부 수녀들은 수도회의 영성이 무너진다고 처음엔 우려했다. 지금은 내면화 작업과 실천으로 수도회 영성이 정의 평화 창조 보전 영성임을,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고 조 수녀는 말한다.

천주교 창조보전연대<br>
춘천교구 김선류 신부 사례 발표.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천주교 창조보전연대<br>
창조와 연결을 표현하는 활동가들.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7년 여정 교구 사례는 춘천교구 김선류 신부(춘천교구 가정생명환경위원회 위원장)가 발표했다. 김 신부는 춘천교구의 7년 여정을 자신의 실제 경험 나눔으로 발표했다. 춘천교구 7년 여정은 말씀의 여정과 함께하며, 삼위일체적 사랑의 친교를 지향한다. 복음화의 여정이기에 교구 조직에 ‘찬미받으소서 분과’를 만들었다. 모든 본당에 ‘찬미받으소서 분과’ 설립을 결정해 현재 80퍼센트 정도 만들어졌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이 교구 사목 방향으로 정해져 교구장의 사목 방문 때 분과 설립 여부와 교육 등을 보고하고 있다. 김 신부는 사목 현장에서 “찬미받으소서 분과 활동이 민주당에서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김 신부는 그래서 ‘찬미받으소서’ 여정은 말씀과 신앙, 사랑과 전례 안에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다.

춘천교구는 특히 “생태적인 삶은 가정과 사제관에서부터!”를 실천한다. 교통, 살림, 냉난방과 전열로 나눠 아주 구체적인 실천이다. 사제들부터 전환과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사제모임 시 세면도구를 들고 다니며, 사제관에는 1회용 칫솔을 구비해 놓지 않습니다.” “모임 시에는 시간을 맞추어 가급적 동료 사제와 함께 한 차로 이동합니다” 등등. 춘천교구는 7년 여정이 카리스마 중심의 여정이 아닌 사제, 신자들과 함께 가는 여정임을 중시한다. 이유는 교회 구성원들이 함께 정하고 움직이면 끝까지 가기 때문이다. 지역 사회와도 연대하고 있다. 시대적 변화에 함께하고 지역과 대화하는 열린 교회의 모습이다. 최근에는 강원 특별자치도의 난개발을 반대하는 성명도 발표하였다.

천주교 창조보전연대<br>
창조와 성경 인물 표현하기.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이번 대회 마지막 날, 참석한 활동가들은 교회와 공동체, 개인이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교회가 7년 여정에 맞게 살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하고, 얼마 남지 않은 7년 여정에 소극적인 교회의 모습. 특히 주교, 사제들의 적극적이지 않은 움직임도 지적하였다. 활동가들은 삼척의 사례에서 교회 내 활동가의 정체성을 정리했다. 지난 5월 16일 주교 현장체험에 주교들이 대거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현장에 방문했다. 이 방문으로 교회가 삼척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 삼척에는 활동가들의 보이지 않는 활동이 있었다.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다 보면 하느님이 보여 주시는 시간이 언젠가 온다는 믿음으로 사는 이들이 교회 내 생태환경활동가다. 이번 대회는 7년 여정의 길에서 활동가들이 정체성을 확인하며 신앙 안에서 힘을 찾고 격려하는 또 하나의 ‘찬미받으소서’ 여정이었다.

대회 참가 활동가들. (사진 출처 =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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