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참사 5년여 만인 25일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에 대한 해양 심판이 시작됐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약 2년 뒤인 2020년 2월 해양 심판 담당 기관인 부산지방해양안전심판원(이하 부산해심원) 조사부는 심판부에 심판 청구를 한 지 2년여 만이다. 특히 이번 심판에는 실종자(허재용 이등항해사) 가족인 허영주 씨 등 피해자들이 이해관계인으로서 심판에 정식 참여해 진술한다. 

해양 심판은 해양 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이하 해양사고심판법)에 따라 해양 사고의 원인을 밝혀 징계, 권고, 시정 조치 등으로 유사 사고를 막고 해양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 심판이다. 형사재판과는 별개이며 준사법 절차에 해당한다. 이번 해양 심판의 피고는 폴라리스쉬핑(스텔라데이지호 선사)과 스텔라데이지호의 안전 검사를 맡았던 한국선급이다.

해양사고심판법에 따라 해양 사고 관련자나 이해관계인은 심판변론인을 선임할 수 있고, 이해관계인은 심판장의 허가를 받고 심판에 참여해 진술할 수 있다.

이날 부산해심원 앞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중대재해없는 부산운동본부,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공정한 심판”을 촉구했다.

박훈 변호사(피해자 쪽 심판변론인)는 “배는 단 4-5분 만에 급속히 침몰했다. 이미 그 전에 만신창이였다. 부식된 부분이 많았고, 3, 4번 격벽의 변형이 매우 심했다. 이에 대한 합리적, 상식적 추론은 격벽의 부식과 변형, 그로 인한 지지대 구조물의 완전한 붕괴라는 것”이라면서 “특별조사보고서에는 선박 피로 누적이란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선박 피로도는 측정할 방법이 없는 것이며 원인을 밝히는 것도 아니다. 비상식적 표현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이 심판정에서 열심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허경주 씨(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부대표)는 “5년 5개월 투쟁하는 동안 많이 들은 질문이 ‘지치지 않니? 힘들지 않니? 이제 그만할 때도 됐는데, 왜 포기하지 않니?’였다. 이에 대한 대답은 한 가지”라면서 “우리는 이유를 알아야겠다, 더 이상 나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아야 하니까, 내가 포기하면 이런 식으로 해양 사고 날 때마다 똑같은 사람이 또 생기니까 포기하지 않고 길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양 심판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인의 지위를 보장받은 피해자 가족이 됐지만, 이 또한 누가 알려준 것이 아니라 관련법을 스스로 찾아 하나하나 문의해서 인정받았다면서 “이번 참여가 선례가 돼 국가 기관이 재난, 참사 피해자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이들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각성하고 정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심판 과정에 피해자 가족 참여라는 사실만으로도 “실종 선원 가족들이 그동안 얼마나 애절하게 싸워 왔는지 알 수 있다”면서 “뒤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국민과 피해자가 직접 참여하는 제대로 된 심판이 시작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의 심판 참여가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에 대한 철저한 추가 조사와 공정한 심판을 촉구했다.

이들은 “제2의 스텔라데이지호 참사를 막고 다시는 무고한 희생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이번 심판은 매우 중요한 선례로 남아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한 기본 시스템이 될 것”이라면서 “부산 해심원의 엄정한 조사와 심판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하고 중대재해 걱정 없는 미래로 나아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해양 심판은 심급제로 진행된다. 지방심판원의 재결에 불복할 경우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2심을 청구할 수 있고, 2심에 불복하면 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현재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와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형사재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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