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네트워크와 작은형제회 JPIC, 기후난민 지원 나서
기후난민은 미래가 아닌 현재, 기후적응에 관심 기울여야

작은형제회 JPIC(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와 국제기후종교시민(ICE) 네트워크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타쿠섬 주민들을 지원한다.

두 단체는 기후난민이 된 타쿠섬 원주민들을 위해 모금한 5000여만 원을 이들의 전통문화를 유지하고, 생계활동을 돕는 데 쓸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한국 민간단체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태평양의 섬 주민들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 JPIC 위원장)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미래가 아니라 지금 현재 고통받고 있는 타쿠섬을 비롯한 산호섬이나 해안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기후난민을 지원하는 기후적응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도 거의 이야기되지 않고 있다며 탄소배출 감축이나 에너지전환 등 뿐만 아니라 기후난민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 '한때 그곳에 섬이 있었다' (이미지 출처 = thereoncewasanisland.com)<br>
다큐멘터리 '한때 그곳에 섬이 있었다' 스틸이미지. (이미지 출처 = thereoncewasanisland.com)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타쿠섬은 파푸아 뉴기니 동부의 부건빌 섬에서 북동쪽으로 약 250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환초다. 이곳에서 원주민 400여 명은 약 2000년대 말까지 천년 이상 이어온 자신들만의 전통문화와 언어를 보존하며 살아왔다.

전기도 쓰지 않는 타쿠섬 주민들의 삶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태풍, 해수면 상승, 해안 침식, 해수 범람, 담수의 염류화로 생계활동이 어려워진 주민 대다수가 부건빌로 이주했으며, 타쿠섬에는 50여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매월 기후위기에 관한 영화 상영 행사를 열어 온 ICE네트워크와 작은형제회 JPIC는 타쿠섬 주민들의 상황을 그린 다큐멘터리 '한때 그곳에 섬이 있었다'를 접하고, 총탄소배출량 규모가 세계 7-8위인 한국의 책임을 통감하며, 타쿠섬 주민들의 기후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두 단체는 2019년 가을까지 약 1년간 모금을 진행해 5000여만 원을 모았고, 여기에 동참한 후원자 대다수는 가톨릭 신자를 비롯한 종교인이라고 밝혔다. 당시 '한때 그곳에 섬이 있었다'를 만든 뉴질랜드 영화제작사를 통해 타쿠섬 주민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부건빌 섬에 접근이 제한되면서 프로젝트가 미뤄졌다가 올해 백신 접종으로 가능해졌다.

두 단체는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 9월 말부터 1여 년간 타쿠 주민들의 언어와 생활양식 등 전통문화 보존을 위한 문화자원센터의 건립과 농어업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들은 앞으로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남반구의 주민들과 기후난민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확대할 것이며,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면서도 기후취약국의 기후적응에 손 놓고 있는 선진국과 기업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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