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최저임금은 급여 하한선일 뿐, 적정임금이 아닙니다[손창배 노무사의 노동인권과 노동법 4]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 손창배 노무사의 노동법과 노동권 개론을 6회 매주 월요일에 연재합니다. 본 글은 예수살이공동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 편집자 주

 

최저임금과 통상 임금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하나. 최저임금

우리나라는 1953년에 근로기준법이 처음 생겼고, 1986년에 최저임금법을 만들어 1988년부터 시행했습니다. 1989년에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600원이었습니다. 당시 자장면이 1300원이었으니, 2시간을 일해도 자장면 한 그릇도 못 사 먹는 금액입니다. 2000년에도 자장면은 3000원이지만, 최저임금은 1600원이었습니다. 2시간을 일하면 자장면 한 그릇은 사 먹을 수 있었네요. 올해(2019년)는 최저임금이 8590원이 되었으니, 자장면은 가능하겠지만 삼계탕은 못 사 먹고 냉면도 아슬아슬한 수준입니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후보가 최저임금을 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했습니다. 노동계에서는 그 공약이 거의 폐기된 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2.9퍼센트 올랐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의 인상입니다.(2021년 최저임금은 8720원으로 고시되었고, 인상률은 역대 최저인 1.5퍼센트다.)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이 기준 임금처럼 되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중소기업에 첫 입사를 할 때도 최저임금으로 월급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해마다 월급이 오르는 기준도 최저임금에 맞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어떤 이의 급여는 최저임금보다 10만 원쯤 더 받고 있었습니다.

이 금액으로 생계가 꾸려질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교리에 관한 첫 교황 회칙으로 1891년 교황 레오13세가 반포한 ‘새로운 사태’에서도 적정 임금은 “임금은 노동자가 검소한 생활, 말하자면 최소한의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미흡해서는 안 되며”라고 이릅니다.

2019년 시급 최저임금인 8590원을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를 하는 경우 월급으로 환산하면 1,795,310원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분은 현재 190만 원 정도 받고 있겠네요. 세금이나 각종 보험료 제하면 실수령액은 170만 원에서 180만 원 정도가 될겁니다.

최저임금이 만 원이면 많은 건가요? 최저임금이 만 원이면, 월급이 209만 원이 되고 세금 등 공제 후 190만 원 정도 받습니다. 월급이 209만 원이면 많이 받는 것인가요? 실수령액이 190-200만 원 쯤인데, 이 금액이 하루 8시간, 주40시간 일하면서 받는 월급으로 많은 금액인가요? 다시 여쭤 보겠습니다. 최저 임금 만 원은 많은 것입니까? 아르바이트생은 만 원 주면 안 되고, 월 급여자는 만 원 이상 줘야 하고 그런 건 아니지 않습니까?

최저임금법에는 “수습 사용 중에 있는 자로서, 수습 사용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인 자는 최저임금의 90퍼센트만 지급해도 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최저임금이 만 원이면 수습 기간 동안은 9000원만 줘도 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방학 때 잠깐씩 아르바이트를 하면, 처음 3개월은 수습 기간이라고 최저 임금의 90퍼센트만 지급하는 폐해가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1년 미만의 기간으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100퍼센트 지급해야 한다”고 최저임금법을 바꿨습니다. 그랬더니 3개월 동안 일할 사람도 1년짜리 계약서를 쓰게 하는 문제가 생겨 “단순 업무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해서 고시한 노동자는 제외한다”라고 법을 또 바꿨습니다. 1년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단순 노무를 하는 사람에게는 100퍼센트를 다 지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표준 직업 분류표를 보면 택배, 음식 배달, 청소, 경비, 주차 관리원 등은 단순 노무 직종에 해당하기 때문에 3개월 미만이라도 90퍼센트만 주면 안 됩니다. 하지만 편의점 판매원은 단순 노무 직종에 안 들어가 있어서, 여전히 수습 기간 동안 임금의 90퍼센트만 지급해도 불법이 아닙니다. 법이 또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 Flickr)

둘. 통상임금

노동계 큰 이슈 중 하나가, 최저임금을 2.9퍼센트 올려주면서 상여금과 현금성 복리 후생비를 포함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식비 10만 원 같은 현금성 복리 후생비는 최저 임금 산정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여금과 현금성 복리 후생비를 포함하고 포함 비율은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2023년에는 100퍼센트 포함하여 최저임금 기준을 맞추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최저임금이 만 원이라고 치고, 알바한테 시급 9000원과 식대 1000원을 주면 최저임금이 충족됩니다. 정규직으로 치면, 월급 209만 원 받는 사람에게 199만 원이 기본급, 10만 원이 식대, 그러면 합해서 최저임금이 넘는다고 보는 식입니다. 이러면 최저 임금이 올라도 임금 총액이 상승하는 효과가 없어집니다.

임금에는 최저임금뿐만 아니라 평균 임금과 통상 임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평균 임금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보통 퇴직금을 계산할 때 많이 씁니다. 통상 임금은 좀 어렵습니다. 통상 임금은 시간 외 근로 수당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개념인데, 쉽게 말하자면 통상적으로 받는 임금을 가리킵니다. 일을 더 했을 때 추가로 생기는 임금이 아니라, 근로 계약서에 정해진 대로 일했을 때 통상적으로 나오는 것을 통상 임금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소정 근로의 대가이고 정기적으로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소정 근로란 근로하기로 정해진 것을 가리킵니다. 하기로 한 업무의 대가로 주는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축의금의 경우, 내 근로와 전혀 상관없이 회사 규정에 따라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기존에 노동부에서는 한 달 이내의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주는 것을 통상 임금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두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주는 것은 통상 임금에서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두 달에 한 번이든, 1년에 한 번이든, 정기적으로 주는 건 정기성이 있다고 판결한 겁니다.

그렇다면 명절 상여금도 통상 임금인지 생각해 봅시다. 일단 정기성은 있습니다. 일률성은 모든 근로자에게 주는 것을 말합니다. 기본급, 직책 수당, 기술 자격 수당 같은 것은 해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주는 것이므로 일률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명절 상여금도 일률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입사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회사가 있다면, 고정성을 봐야 합니다. 고정성은 좀 어려운 개념인데, 사전 확정성이라고도 합니다. 예를 들어 월급 300만 원을 받는 사람은 결근하거나 지각하거나 조퇴하지 않으면 300만 원을 받기로 이미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연장 근로를 하면 연장 근로 수당을 얼마 받을지 알 수 없습니다. 연장 근로는 사전에 확정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 외 근로 수당 같은 것은 사전 확정성, 고정성이 없습니다.

대법원에서 고정성에 대해, 특정 시점에 한정해서 재직 중인 사람에게 주면 고정성이 없다고 단서를 달아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홀수 달에 상여금 100퍼센트를 더 준다고 합시다. 그런데 5월 말일까지 근무해야 상여금을 지급하고, 15일까지만 일하면 안 준다고 하면 고정성이 없다고 봅니다.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고, 퇴사할 수도 있고, 5월 말까지 일할지 안 할지 고정성이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말일까지 일하면 100퍼센트를 주고, 15일까지 일하면 50퍼센트를 준다고 하는 경우에는 고정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명절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게 됩니다. ‘추석 상여금은 통상 임금이 아니다’라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습니다.

자격 수당 같은 기술 수당은 통상 임금이 됩니다. 가족 수당은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결혼을 안 해도 20만 원, 둘이어도 20만 원, 이렇게 주면 통상 임금이 됩니다. 그런데 결혼 안 한 사람은 안 주고, 애가 둘이면 20만 원, 이렇게 준다면 소정 근로의 대가로 주는 게 아니므로 통상 임금이 아닙니다. 아이가 있고 없고가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손창배 노무사(바오로)

함께하는 노무법인 부대표.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상임위원, 한국 갈등해결센터 전문위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손창배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