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성당 신자들이 성당 내 유치원 건물 앞에 현수막을 걸고 있다. 사제보다 신자, 성당보다 사제, 주교보다 성당이 우선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현재 광주대교구는 교도권에 쉽사리 순응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광주대교구 임동대성당의 주일미사가 항의사태로 돌변했다. 본당신자들이 대성당 공금을 유용했다는 전 주임사제를 오히려 최창무 대주교가 감싼다고 생각해 이에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최 대주교와 사제 15명이 공동집전한 7월 26일 미사 때 400여 명의 본당신자 가운데 일부가 신동술 신부(레이몬드)가 감사의 기도를 하자 고함을 질렀다.

신자들은 전임 주임사제가 2001년부터 본당 돈 2억5000만 원을 유용했다고 주장한다. 신 신부는 2007년에 다른 본당으로 전임됐다가, 2008년에 대교구 관리국장이 됐다.

미사 공지사항 때 발표한 메시지에서, 교구 사무처장 김계홍 신부(크리소스토모)는 이 미사는 신 신부와 본당신자 사이에 화해를 위해 최 대주교가 마련한 것이라면서, 최 대주교가 신 신부를 감싼다는 주장은 터무니없으며, 오히려 최 대주교는 양쪽에 “분명하고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7월 28일 UCAN통신에 근거 없는 소문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고 말하고, “어쨌든, 사제들이 이런 사태에 결부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흥분한 신자들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김 신부는 메시지에서, 본당 사목협의회는 전 사무장을 횡령혐의로 고발한 상태이니, 이제 고발 결과에 따라 조치하면 된다고 했다.

김 신부는 신 신부와 그의 공금 횡령 의혹을 제기한 후임 주임신부 송종의 신부(야고보) 모두 현재의 직무와 거주지에서 떠나 자신들의 처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본당 사목협의회 회원들은 다른 의견이다.

한 회원은 UCAN통신에 “가톨릭인으로서 당연히 미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실을 덮으려고 하는 최 대주교가 너무도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사목협의회에서는 7월 23일 본당신자들에게 호소문을 보내, 본당 사무장과 신 신부가 함께 여러 보수공사와 리모델링 계약을 맺으면서 공금을 유용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최 대주교는 신 신부를 감싸며 본당신자들의 말은 듣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목협의회 회원은 송 신부에 대한 “장기휴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정작 잘못한 사람은 신 신부라고 했다. “현재 몇몇 신자들이 모여 교구청 밖에서 1주일 동안 항의농성을 하고 있다. 교구청에서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계속할 것이다.” <기사제공: 아시아가톨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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