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의 신앙”, 안토니오 스파다로, 바오로딸, 2020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면서 많은 사제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신자들과 소통하려고 애쓴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이 SNS 계정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시대에 종교계도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사목에 관해 고민이 깊을 것이다.

그 고민에 도움을 줄 책이 있다. <치빌타 카톨리카>의 편집장인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예수회)가 쓴 “SNS 시대의 신앙”이다.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교황청 문화평의회 및 사회홍보평의회의 고문을 맡고 있으며, “사이버신학”이란 책을 낸 바 있다.

안토니오 신부는 기술이 관계와 지식 등을 연결해 주는 이 시대에 ‘인터넷 안에서도 과연 복음을 살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부적으로는 성경, 교회, 친교, 계시, 전례, 성사 등 전통적 주제들을 인터넷에서 어떻게 풀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사람들이 종교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인터넷이 더 기여하는 바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는 이런 성찰이 중요하다고 봤다.

“SNS 시대의 신앙”, 안토니오 스파다로, 이창욱 옮김, 바오로딸, 2020. ⓒ배선영 기자

지은이는 이를 ‘사이버신학’이라고 개념화하는데, 80여 쪽 분량의 이 책에서는 그 개념을 가볍게 다루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인터넷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인간이 지성 그리고 관계 맺는 능력을 발전시키는 곳에 교회가 존재한다며, “인터넷과 교회는 ‘처음부터’ 호흡이 잘 맞는 관계”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인터넷에서 신앙을 하기 위한 우리의 과제는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다.

“인터넷은 복음화의 새로운 수단이 아니라 신앙이 표현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SNS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안토니오 신부는 “인터넷을 ‘접속’의 장소에서 ‘친교’의 장소로 만드는 것이 가톨릭 신자의 고유한 임무”라고 했다. SNS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그 속에서 인간적 관계가 생기지 않는다. “인터넷뿐 아니라 세상에서 우리의 선한 뜻과 행동에 함께하고 이를 격려하면서 접속을 친교로 변화시켜”야 한다. 친교는 다시 말해 이웃이 되기 위한 노력이다.

SNS에 신앙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토니오 신부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종교적 내용을 쓴다고 복음화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또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고 복음의 진리나 가치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라며, “복음화는 결코 복음선교나 신앙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빌어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기꺼이 자신을 내어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하”며, “진리와 인생의 의미를 찾는 이들의 질문과 의구심을 인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청하며 그들과 함께할 것”을 요청한다. 굳이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고 복음을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당신의 이웃이라는 것을 꾸준히 증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넷에서 우리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변두리’가 어디인지 알아볼 수 있”다. 결국 사회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본질임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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