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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촌 주교, "기후위기는 지구라는 집에 난 큰불"'가톨릭기후행동' 9.21기후위기비상행동 동참

“기후위기,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

전 지구적 기후 파국을 막기 위한 즉각적 행동을 촉구하는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 세계 기후 파업에 한국 가톨릭 교회가 동참했다.

9월 23일 유엔 기후정상회담에 앞서 21일 진행된 ‘기후위기 비상행동’에는 전 세계 150개국에서 약 400만 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대구, 부산, 순천, 전주, 청주 등 10여 개 도시에서 진행됐다.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비상행동에는 4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가톨릭기후행동’도 400여 명이 모여 서울대교구 유경촌 보좌주교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9.21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앞서 봉헌된 미사. ⓒ정현진 기자

“지구라는 우리 모두의 집에 불이 났습니다”
환경위기, 평화를 위한 근본 문제

유경촌 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현재 전 지구적 기후위기는 지구라는 우리의 집에 불이 난 것과 같은 상황이지만, 우리는 불이 난 지구를 버릴 수 없고, 불을 막지 못하면 다 함께 죽는 것뿐이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유 주교는 이날이 유엔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라며, “평화와 환경은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환경 위기는 평화를 위한 조건의 핵심”이라면서, “생태환경이 온전히 지켜지지 못하면 인류의 평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파국이 현실화되면 한반도의 평화정착, 비핵화 마저도 아무 소용없다”며, 환경 위기를 근본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했다.

또 그는 온실가스 배출 순위 5위, 석탄발전으로 2억 톤의 온실가스 배출, 7개의 신규 석탄발전 추진 등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 사회의 책임을 지적하고, “예언자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이러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주교는 그러나 교회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호소에도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이 제자리 걸음이라고 지적하고, 쓰레기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개인적 실천과 함께 국가 정책의 근본적 변화도 촉구해야 한다며, “어쩌면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끝까지 희망을 갖고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찾아 우리의 몫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행동 참가자들의 행진. ⓒ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와 행진에 참석한 ‘천주교 더나은오늘’ 소속 박경수 씨는 “토마스 베리는 지구의 많은 위기, 생명파괴, 산업화 과정의 환경오염은 그리스도교가 거의 주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면서, “교회가 지금이라도 빨리 변하고 함께 앞장서 준다면 충분히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스도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가는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가톨릭기후행동’을 추진하고 있는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보전위원장 김종화 신부는 “언론에서도 단발성 기후 문제나 날씨 이야기는 하지만 기후 위기 대책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날씨와 기후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며, “전 지구적 기온 1.5도 상승이라는 급박한 위기상황에서도 우리 나라는 모두 성장 논리에 갇혀 개인의 실천만을 이야기한다. 오늘을 계기로 지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공부하고 실천하는 움직임이 촉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전 세계적 가톨릭 연대체로, 한국 역시 조직을 준비하고 있으며 10월 14일부터 첫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가 낭비하는 에너지, 소비로 인한 쓰레기는 지구 3개 분량이라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 ⓒ정현진 기자

한국 ‘기후변화4대악당’ 국가 선정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1위, 2015년 온실가스 배출 총량 5위
2015년 기후변화대응지수 58개국 가운데 54위
지구 평균 기온, 5년 전보다 0.2도 상승, 1.5도까지는 약 7년

세계기상기구(WMO)는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맞춰 지구 기후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 5년간 지구 평균 기온은 0.2도 상승했으며,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20퍼센트 높아져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로 평균 해수면도 높아져 5년간 연평균 5밀리미터 올라갔으며, 상승률도 지난 20년 대비 최대치다.

이에 대비한 한국의 기후변화 속도, 온실가스 증가폭은 평균치를 훨씬 앞선다. 한국의 평균 기온은 5년 전보다 0.3도 올랐고, 연평균 이산화탄소 증가량도 2.4피피엠에 달해 모두 지구 평균 상승치보다 높다.

비상행동 참가자들은 한국의 기후변화 상황은 무엇보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지 않는 정책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충남 노후석탄화력 범도민대책위 김정진 집행위원장은, 발언을 통해 현재 정부의 탈석탄 선언에도 오히려 신규 발전소 7곳을 포함해 석탄화력발전소는 늘고 있으며, 석탄화력 대책도 미세먼지 대책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몰려 있는 충남지역에서 지난해 태운 석탄은 약 4400만 톤이며, 이는 25톤 트럭분의 석탄이 9초마다 타고 있는 분량이다. 한국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약 7억 5000만 톤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에서 배출되는 것이 약 2억 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석탄화력 대책 역시 사실상 미세먼지 대책으로 환경설비를 늘리는 것이며, 이는 온실가스와는 상관없다며, “방법은 단 하나, 석탄화력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한 전기요금을 핑계로 생산비용이 낮은 석탄을 쓴다지만,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하려면, 전기요금은 제대로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는 가난한 나라, 가난한 이들에게 가장 먼저, 더 크게 영향을 미치며, 그 가운데서도 농민들은 직접 타격을 받는 이들이다.

참가자들이 헌 박스 등 재활용 재료로 만든 손피켓을 들어 보이며, 지구를 살리기 위한 “지금 당장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이날 비상행동에 참석한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정철주 차장은 “기후위기를 가장 온몸으로 느끼는 이들이 농민이며, 냉해, 수해, 태풍은 물론, 기온 상승으로 작물 변동도 해야 한다”며, “농산물이 상품화되면서 높은 규격화를 요구한다. 그래서 다양한 인위적 조치를 해야 하고 이는 기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며, 소비자들에게도 농산물에 대한 자연적 이해와 농민들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기후위기는 청소년들의 미래 삶의 문제다.

청소년기후행동 김도현 씨는 “우리의 편리한 삶이 지구 반대편 누군가의 삶을 침해하고 있다면 그 시스템을 바꿔야 하고, 그것이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라며, “그러나 변화는 더디고, 청소년들의 외침을 바라보는 시선도 따갑다. 청소년들에게 시위 말고 삶에 필요한 행동을 하라고 하지만, 그래서 지금 필요한 행동은 바로 기후위기를 알리는 시위”라고 말했다.

김 씨는 “기후위기로 점쳐지는 청소년들의 미래, 삶은 너무 불안해서 계획도 세울 수 없다. 개인적으로 에너지와 물건을 아끼려는 노력을 어릴 적부터 하고 있지만, 그것은 석탄화력이 돌아가고 대기업이 엄청난 온실가스를 내뿜는 상황에서 무력할 뿐”이라며,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청소년기후위기행동은 9월 27일 광화문에서 ‘결석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비상행동에 참석한 수도자들의 행진. ⓒ정현진 기자

“네가 있어서 내가 있다. 북극곰의 생명과 아스팔트 위 노동자는 다르지 않아”
“성장과 이윤, 생존과 안전, 무엇이 우리 삶에 중요한 가치인가”

이날 참석자들은 ‘선언문’을 내고 공동의 집인 지구는 앞으로 16개월, 0.5도의 온도 앞에 유예할 뿐이라며, 기후위기 비상상황 앞에 지금 바로 말하고 담대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정부에 기후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기후정의에 따른 대응을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10년의 시간, 1.5도의 온도는 모든 것을 멈출 때의 계산이며, 생태계 붕괴와 식량위기, 기후재난은 이미 시작됐다며, “빙하 위 북극곰과 아스팔트 위 노동자는 기후위기 앞에서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는 (기후위기 앞에) 모두가 멸종위기종이며 난민이다. 지구라는 섬이 잠길 때, 우리가 도망칠 곳은 없다”고 경고했다.

또 이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성장과 이윤이 아니라 정의와 생존, 기후정의라고 말하며, “지구의 울음과 가난한 이들의 울음은 하나이며, 기후 위기는 정의와 인권의 위기다. 온실가스를 뿜은 기업, 이를 방관하고 편드는 정부, 이익에 매몰된 정치권, 진실에 무관심한 언론은 이제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진행된 다양한 퍼포먼스와 행사에 참여한 수도자들. ⓒ정현진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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