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18회 노동자 주일 기념

인천교구가 18회 노동자 주일을 맞아 기념 미사와 행사를 진행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가톨릭노동청년회와 가톨릭노동장년회 등 교구 단체와 신자,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인천교구는 2001년 노동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연대하겠다는 의미로 매년 5월 1일 노동절 전 주일을 '노동자 주일'로 지내기로 했다. 한국 교회에서 ‘노동자 주일’을 둔 교구는 인천교구뿐이다. 

이날 행사는 노동 다큐멘터리 ‘소금꽃 이야기2’ 상영, 기념 미사, 공연, 이야기 나눔과 잔치 등으로 이어졌다.

사무처장 이용권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는 신명기 구절을 들어, 하느님이 인간에게 준 노동의 가치보다 ‘빵’에 집착하고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본다며, “빵에 매몰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때 묻고 혼탁해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 삶의 소중한 가치를 상실한 채, 후회스런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더 큰 빵이 아니라 노동의 소중한 가치와 영성, 즉 노동을 통해 창조주 하느님께 보다 가까이 나아가고 구원 계획에 참여하며, 자신을 성화할 수 있다”며, “사랑하는 사람만이 부활을 체험할 수 있다. 곁에 있는 사람, 함께 있는 사람에게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사랑의 사람이 되자.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미사 뒤 이어진 이야기 마당에서는 인천 지역사회에서 일어난 노동 현안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다문화가정지원센터 방문지도사 조혜영 씨, 한국지엠 부평 비정규직지회 해고자 임권수 씨, 서인천 새마을금고노조 분회장 최용석 씨는 각 사업장에서 벌어진 노동 문제를 나누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연대를 당부했다.

28일 인천교구 노동자 주일 행사가 진행됐다. ⓒ정현진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인천교구 신학생 밀알회 회원들이 축하 노래를 불렀다. ⓒ정현진 기자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가치를 위해"

이들은 법적으로는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교묘한 고용 형태로 여전히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주관적 평가로 내몰리는 방문지도사들의 현실, 고용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공장 시설 확장 등 사측의 자산에 자본을 쓰는 사실상 투기의 상황과 그 과정에서 하루아침에 벌어지는 10년차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또 법과 내규, 총회를 기만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횡포에 부당한 해고를 당하는 노동과 인권의 사각지대 현실을 밝혔다.

한국지엠 해고자 임권수 씨는 "투기 자본의 횡포와 이를 무기력하게 따라가는 정부 관료들 사이에서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까지 싸우는 것은, 길이 없는 사막에서 낙타의 흔적을 따라 걷듯, 지난 선배들의 앞선 걸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낙타처럼 걷다 보면, 그 길을 따라 우리를 지지하는 이들이 뒤따를 것”이라며, “자본과 권력이 결탁된 여러 사건을 보면서 사람이 어떻게 괴물이 될 수 있는지 봤다. 사람이 사람일 수 있다면 그 가치를 위해 끝까지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사 뒤 이어진 노동자들의 이야기 마당. ⓒ정현진 기자
노동자 주일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공연과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함께 마음을 나눴다. ⓒ정현진 기자
인천교구 가톨릭노동장년회 회원들의 기타와 노래 공연.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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