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수원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활성화 절실수원교구 청소년 노동인식과 알바 실태 조사2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정의평화위원회, 청소년국과 공동으로 진행한 주일학교 청소년 노동인식 및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 교회 내 청소년들이 일반 사회와 같은 노동인식을 갖고 있으며, 이들 역시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부당한 노동 현실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한상규 활동가와 다음세대살림연구소 정준교 소장(스테파노), 수원교구 정평위원장 김형중 신부가 분석을 통한 대안을 제시했다.

한상규 활동가, “교회가 공교육보다 노동교육에 적극 나서야”
정준교 소장, “주일학교 학생뿐 아니라 미신자 청소년까지 사목대상에 포함해야”
김형중 신부, “교구의 노동사목위원회 활동 필수적”

이번 조사결과를 분석한 한상규 활동가는 “조사결과를 통해 청소년 대상 부당한 대우가 적어진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근절되지는 않고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은 물론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노동인권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청소년이지만 지금도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 예비노동자로서 노동인권에 대한 교육이 시행되어야 한다며, “인권과 권리를 위해 일하려 한다면, 교회는 노동인권 교육에 대한 의무가 없다는 생각보다는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그는 교회가 시행할 노동인권 교육의 범위와 내용에 대해, “공교육 내용을 넘어 더욱 적극적 내용과 포괄적 범위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학교와 달리 교회는 상대적으로 자율적 위치와 공간을 갖는다. 미래 노동자로서 자신의 권리와 천주교 신자로서 신앙에 대해 더욱 복합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정준교 소장은 ‘사회교리에 따른 천주교 신자 청소년들의 신앙과 노동의식 분석’에서 청소년 사목의 한 방편인 주일학교에서 노동의 문제를 다루는 사회교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소장은 먼저 교회가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교회에서 청소년은 주일학교에 나오는 신자다. 성당에 나오지 않는 청소년들은 사실상 사목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며, “미신자 청소년들이 사목 대상으로 고려되는 경우는 더욱 적다. 또 학생과 노동을 연결시키지 않듯, 신자 청소년과 노동을 연결시키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주일학교 교리교재 내용을 분석해 보면 사회교리와 관련된 내용이 교리교육총지침과 달리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으며, 청소년 사목의 근본적 쇄신을 요청하는 목소리와 변화의 움직임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결과에서 사회교리를 배운 경험자는 전체 2145명 가운데 171명(8.0퍼센트)에 불과하다며, “사회교리 수강 경험 유무에 따라 청소년들의 인식은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곧 사회교리 수강이 신자생활에 도움이 되고, 스스로 천주교 신자로서 정체성을 크게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현재 수원교구 교리교육 현황은 심화과정에서 일부 사회교리를 수강할 수 있지만, 제한된 시간편성으로 실제 교육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강론보다는 교리를 통한 전달의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교사 연수과정 개편부터 사회교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지금까지 이뤄진 교육과 프로그램 평가를 통해 각 본당 상황에 맞는 체계적, 본질적, 전반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주일학교 노동인권교육 현장. ⓒ정현진 기자

김형중 신부는 이번 조사에 대한 사목적 제안을 통해, 교회 내 노동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수원교구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노동사목의 신설과 활성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교회와 성경에서 가르치는 노동은 인간의 실존을 정의하는 풍요로운 개념임에도 우리는 잘못된 노동 현실로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며,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를 차별적으로 대하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노동관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지만, 결국 그만큼의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희망한다는 결과에 대해 “‘베푸는 나와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이라는 대립적 인식이 고정되지 않으려면 소외된 이웃이 생기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시킬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이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낮은 지위의 사람들이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은 ‘노동’이라는 구체적 삶의 문제에 대한 교육이 학교와 성당에서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교회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고 주일학교 청소년 교리교육 과정에 ‘노동’을 여러 각도에서 다뤄 줘야 한다. 청소년들이 미래와 현재에 실질적으로 접할 구체적 삶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해 줘야 신앙을 삶으로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신부는 교구 노동 사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수원교구가 관할하는 경기남부 지역은 여러 재벌 기업의 대규모 공장과 공단이 밀집해 부당해고,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 등 불안정한 노동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며, “수원교구는 그 어느 교구보다 노동사목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노동 사목의 불모지와 다름 없다. 올해부터 노동사목 분과를 신설해 청년, 청소년 노동문제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지만 인적, 물적 자원이 매우 부족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사목은 노동자들의 사목, 일하는 사람들의 사목이고, 대다수 본당 신자들은 노동자들임에도 자신들이 부여받은 노동의 신성함을 잃은 채 살고 있다”며, “이런 현실 속에서 신자들에게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올바로 인식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서 기쁨과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것이 노동의 복음”이라고 했다.

김 신부는 “노동 사목은 교회 내외의 사회적 판단을 요구하는 중요한 노동문제에 대해 교회의 입장을 표명하고 연대하는 노력에 그치지 않는다”며, “복음적 노동의 영성을 연구하고 교회의 가르침에 따른 노동의 가치와 의미, 존엄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평신도 교육을 시행, 확대하는 것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가 노동의 인간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노동에 관해 말해야 할 의무는 그 어느 차원에서든 사회를 복음화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에 분명히 속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천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번 실태 조사를 계기로 노동인권의 눈으로 교회 안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과정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정현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