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과 분지 있는 곳, 매연 피해 걱정"

천주교 부산교구의 한 피정 시설이 경남 양산의 산업단지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일부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도 한목소리다.

부산교구 성령쇄신봉사회 제영환 간사(요셉)는 “성령쇄신봉사회가 운영하는 '영성의 집'은 개발 예정지로부터 300미터 거리에 있는데도 지난 1월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다”면서 “영성의 집은 지난 2월 대책회의를 열어 양산시가 추진하는 용선산업단지 개발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4월 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산업단지 개발로 생태계뿐만 아니라, 영성의 집에 오는 신자들도 매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1년에 약 4만 명이 영성의 집에 기도하러 온다”면서 “영성의 집 주변은 계곡, 분지 지형으로 대기가 잘 정체되는 곳인데, 공장을 세우고, 바람이라도 불게 되면 매연이 산을 타고 영성의 집으로 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성의 집은 지난 2월 말 800여 명의 반대 의견서를 양산시에 냈고, 3월 중순에는 1200여 명이 진정서를 냈다.

양산시는 지난 2016년 3월 사업자 등에게 투자의향서를 받은 뒤, 경남 양산시 어곡동 산 364-7번지 일대에 10만 제곱미터 규모로 용선일반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해 왔다.

양산 영성의 집은 천주교 부산교구 성령쇄신봉사회에서 운영한다. (사진 출처 = 부산교구 홈페이지)

한편, 영성의 집 외에도 일부 지역주민 등이 산업단지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 220여 명은 영성의 집과 같이 반대 의견서를 냈고,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도 300명의 온라인 서명을 받아 양산시에 전달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허문화 공동의장은 “양산에는 미분양, 미착공 산업단지가 남아돈다”면서 “만약 용선산업단지가 확정되면 땅 주인은 공시지가의 100배의 개발이익을 얻는다”고 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또 “용선산업단지 사업의 최종 승인권자는 양산시장”이라면서 "2008년에 이명박 정부가 만든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을 근거로 양산시가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한 막아 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가 공개한 ‘양산 용선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에 따르면, 2018년 1월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운영돼 서면으로 심의가 진행됐다.

공무원, 관계 전문가, 지역주민 등 8명의 협의회 위원 가운데는 계곡형 분지, 자연녹지에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을 걱정하는 의견이 많다. 심의 의견을 보면 산업단지 조성 단계부터 준공 후 사후환경영향조사 기간 동안 환경오염 정도를 정확히 분석하여 오염 저감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이 있지만, 한편에서는 양산시의 난개발이 심한데다 비난 여론이 있는 가운데 무리한 사업이라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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