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 미사

천주교 수원교구가 세월호 침몰의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생명과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정의와 진실의 정권을 선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수원교구는 4월 7일 저녁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세월호참사 3주기 합동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신자, 수도자 수천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고, 이용훈 주교와 교구 사제들이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국민의 생명을 자신의 안위, 재물과 맞바꾼 이들을 벌해 병들고 부패한 부분을 없애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때”라며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었으니, 수술대에 누운 이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극기 집회에서 탄핵 무효, 헌재 해체, 계엄령 선포 등을 외치는데, 이는 곧 유신독재로 돌아가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안타깝게도 일부 가톨릭 보수 진영에서도 주교회의 총회 때 험악한 내용의 플래카드를 흔들며, 폭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했는데, 대한민국수호천주교모임(대수천)을 가리키는 듯했다.

▲ 4월 7일 수원교구가 세월호참사 3주기 합동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안산 화랑유원지에 수천 명의 신자, 수도자가 자리를 가득 메웠다. ⓒ배선영 기자

이어 이 주교는 세월호 미사를 봉헌하는 주교, 교우, 사제를 불순세력, 종북 좌파라고 선전하는 이들에게 “세월호참사 가족과 고통을 나누고, 진실규명에 참여하는 게 어떻게 규탄이 되냐”며 기본적 헌법질서를 어지럽히고, 국가 전복을 시도하는 이들이 오히려 불순세력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조기 대선에서 선택을 잘 하길 당부하고, 남북문제와 이념, 사상을 정치 도구로 삼아 국민을 분열하는 구시대의 행태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미사 끝에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단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세월호 미수습자를 빠짐없이 수습하고, 적극 진상을 규명하라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에 요구했다.

또 이번 대선과 관련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악과 불의와 거짓의 세력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중히 여기는 정의롭고 진실한 정권을 선출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 자리가 모자라 야외음악당 밖에서 신자들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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