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에서 일하는 현장노동자들이 AI 바이러스에 노출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월 29일 서울대공원에서 일하는 현장노동자와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시공무직분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H5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서울대공원의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대공원에서 5년 넘게 현장업무를 하고 있는 김종욱 씨(서울일반노조 서울시공무직분회장)는 서울대공원이 AI가 발생한 초기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초동 방역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공원은 12월 16일과 17일에 죽은 황새 2마리의 AI 확진을 12월 21일에 했고, 같은 날 원앙새 101마리 중 49마리를 안락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공원의 서울동물원과 테마가든은 12월 17일부터 AI 경보단계가 하향조정 될 때까지 임시휴업 상태다.

서울일반노조는 “시기, 기후 등 환경에 따라 임의로 변이하는 바이러스 특성을 고려하면 서울대공원이 안심할 수 없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조 측이 AI가 최초 발생한 뒤 몇 차례 현장노동자들의 감염 위험과 확산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촉구하며 서울대공원을 폐쇄해 최소 인원만으로 운영할 방법을 제시했지만 대답은 눈치 보며 그냥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태도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대공원의 전면적 통제와 인체감염 위험에 있는 현장노동자들의 격리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 12월 29일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시공무직분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AI 인체감염 위험으로부터 서울대공원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격리를 요구했다. (사진 제공 =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시공무직분회)

김종욱 분회장은 “12월 19일 출근과 동시에 제대로 된 대책없이 현장노동자들이 먼지와 균들이 있는 작업현장에 가게 됐고, 서울대공원 측은 컨테이너를 설치한다는 대책만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고병원성의 위험에도 사육사들이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건강 상태를 진단하지 않았으며, 예방주사도 투입 한 시간 전이나 하루 전에 맞게 해 효과를 보장할 수 없는 상태로 동물원 안에서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분회장은 방역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노동자들이 동물원 입구를 소독하게 해서 감염될 까 불안하다고 했다.

서울대공원 측은 이에 대해 매일 철저하게 소독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국내외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매뉴얼대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공원 홍보마케팅 관계자는 2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통화에서 “AI는 황새와 원앙 외에 공작 마을 등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동물원과 호수로 연결된 테마가든까지 통제해, 대공원 전체를 통제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서울대공원 전체를 통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감염 노출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나라에 인체감염 사례가 없고, 매일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철저하게 소독하고 있으며, 국내외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또 동물원에 들어갈 때는 방독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현장 노동자들이라고 해서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2월 20일 박원순 시장을 본부장으로 ‘AI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AI 방역대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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