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등 종교계, 백남기 씨 애도 이어져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애도하며 종교계는 정부와 경찰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검찰과 경찰의 사악한 본성에 분노한다”라는 제목으로 검찰과 경찰,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선 사제단은 “독재에 맞서다 평생 농부로 살며 평화, 생명, 공동체의 일꾼으로 지냈으며, 국가 폭력의 희생자가 되어 최후를 맞이한 것,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해 아무도 사과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은 점까지, 그는 우리를 위해 살았고, 우리를 위해 죽어간 우리의 예수였다”고 애도했다.

이들은 “경찰이 백남기 씨의 시신마저 빼앗으려 한다”며 이는 “공권력이 저지른 살인의 증거를 없애려는 사악한 시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4.16참사의 진상을 감추기 위해 비극의 세월호를 갈가리 찢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국민을 하찮은 소유물처럼 대하는 대통령 박근혜와 섬김의 본분을 잃고 경거망동하는 권력자들”에게 “그러므로 이제 그들이 맨 먼저 사로잡혀 끌려가리니, 비스듬히 누운 자들의 흥청거림도 끝장나고 말리라”라는 아모스 예언서의 말씀을 빌어 경고했다.

▲ 9월 26일 빈소가 차려진 뒤 봉헌된 미사. ⓒ정현진 기자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고 백남기 님의 죽음은 전적으로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 “진실을 은폐하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어지럽히려는 모든 시도를 멈추고 고인의 영정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민을 범죄자 취급하며 국가 폭력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한 국가적 범죄에 대해서도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도 “세월호참사도 그렇지만 국민이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가나 권력의 잘못으로 목숨을 잃게 되었을 때의 고통은 보통의 죽음과 다르다”며 국가가 진심으로 원인과 책임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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